된더위에,
앵~앵 하는 공포소리에
뜬눈으로 지새우는 밤이 있었다
성가시게 대드는 놈 잡으려다
내 손으로 내 볼 따귀 때리고
반사적으로 내리친 헛손질에
손바닥만 불이 난다
오호! 요놈 봐라
손바닥 내리치는
소리쯤은 겁도 안 낸다
나이 탓인가
하찮은 미물에게까지
무시당하는 것 같아
부아가 치민다
옛 다! 맛 좀 보라하고
보던 책 벽에 집어 던진다
또 속았다
어제 죽은 놈의 흔적이다
여름이면 반복되던 일이다
오늘 밤도 이방 저 방 다니며
교대 없는 보초를 선다
◇오미경= 아시아문예로 등단한 작가는
‘솔빛 수필문학회’ 및 ‘수필문예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해설> 보초서는 밤이 정겹다. 시대 배경은 다르지만 어린 시절 마당 한가운데 멍석을 깔아 놓고 온가족이 들러 앉아 모기를 쫒으며 듣던 할아버지 세상사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해학적으로 풀어쓴 작가의 시상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이재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