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자녀 죽음 몰고 간 부모들
‘가정의 달’ 자녀 죽음 몰고 간 부모들
  • 남승렬
  • 승인 2018.05.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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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추정 20대 男·16개월 아이
구미 원룸서 함께 숨진 채 발견
포항선 친모가 딸 영양실조 방치
사망 후 가방에 담아 모텔 유기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념일이 이어지고 있지만 ‘가정의 달’ 5월을 무색하게 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특히 영아가 숨지는 사건들이 최근 연이어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8일 경북지방경찰청과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2시 30분께 구미시 한 원룸에서 부자지간으로 추정되는 20대 남성과 생후 16개월 정도의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원룸 관리인이 월세가 밀려 찾아갔다가 부패한 냄새가 나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원룸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방 안에 있던 A(29)씨와 아기가 나란히 누워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신 부검 결과 타살 흔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인이 침입한 정황도 없어 경찰은 생활고에 따른 아사 등 모든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부검 결과 두 사람의 위에서 음식으로 보이는 내용물이 나와 아사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A씨의 경우 병으로 숨졌고, 아기는 굶어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웃 등에 따르면 A씨는 평소 매우 야위어 있어 지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동 학대 가능성 등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위 내용물을 바탕으로 독극물 중독 여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최종 부검 결과는 한 달 이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실혼 관계였던 아내와 수개월 전 헤어진 이후 구미 원룸에서 혼자 아들을 양육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주소지가 대구에 있어 구미에서 기초생활 수급과 의료비 지원 등 복지혜택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경찰청 한 관계자는 “A씨의 진료 기록과 휴대전화·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숨진 아기가 A씨 친자식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도 실시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봉철 구미서 수사과장은 “타살 흔적은 없고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이라며 “A씨의 병력과 헤어진 여성의 행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포항의 한 모텔에선 아기 시신이 든 가방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아기는 생후 9개월 된 여아로, 친모 B(26)의 방치로 숨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1개월 전쯤 딸을 굶겨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가방에 넣어 모텔에 버리고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아기를 방치한 정황이 드러나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말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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