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국회도 멈췄다
댓글, 국회도 멈췄다
  • 승인 2018.05.0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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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
제포럼 대표
정치와 경제의 긴밀한 관계는 역사 이래 없었던 적이 없었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유리한 입지에 서고자 그 물밑에서 이루어지는 연관 고리들은 엄청난 활약을 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힘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돈이 힘이다. 사람도 여론도 돈이 뒷받침되어 만들어 내고 바꿔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사람과 사람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들이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사람들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이야기가 아닌 온라인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카더라 통신으로 자극적인 말들을 퍼 나르며 대세의 물결을 따라다닌다.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마주보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니 자신의 말에 책임을 느끼지 못하고 대세를 이루는 주류를 따라다니니 그저 첨단을 달리는 자신에 모습에 만족한다. 이러한 세태를 잘 아는 기업들은 일찍이 자사를 알리는 홈페이지는 물론 각종 SNS페이지를 열어 소비자들에게 놀이터를 제공했다.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유용한 댓글을 써주면 특정 아이콘을 준다던가 포인트를 주어 사람들을 모으고 더 높은 충성도를 유인하기 위한 특혜를 준다. 소비자들은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는 기업의 목적도 모르고 당장 눈앞에 떨어지는 사탕에 집중한다. 그리고 얻어낸 상품과 혜택을 자신이 활동하는 SNS에 자랑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업의 충실한 홍보사원이 된다. 기업의 홍보팀이 올리는 콘텐츠보다 일반인들의 직접 체험으로 올리는 콘텐츠는 유사한 니즈를 가진 대중들에게 충분한 호소력을 발휘한다. 제품의 사용 후기를 보고 제품구매를 결정하는 것처럼 사측의 일방적인 공공연한 CF보다 사용자의 체험기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리를 잘 아는 기업들은 제품의 CF도 잘 만들지만 신제품 체험단을 모집하여 제품을 무료로 주며 사용한 소감을 올려달라는 주문을 한다. 체험단으로 선택된 사람들은 처음 나온 제품을 돈을 지불하고 사는 것이 아닌 기프트형태로 받아 사용해볼 수 있어 대부분 거부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 일부는 희귀체험에 대한 특권의식마저 챙기며 단순 후기가 아닌 댓글로 질문하는 문의사항에 기업대신 답변도 충실히 달아준다. 기업은 이러한 체계를 잘 알고 활동이 우수한 일부를 감투를 주거나 연말연시 자사이벤트에 초대권을 주어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기도 한다. 소비자 개인에 블로그에 조건이나 형식없이 자유로이 올려진 제품 사용기가 얼마만큼의 역할을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온라으로 올라오는 콘텐츠들의 신빙성은 보장할 수 없다. 정보를 올리는 주체에 따라 신뢰도가 다른 것은 물론이다. 개인 블로그의 신뢰도는 그리 높지 못하다. 그러나 그를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파워가 생긴다. 그 파워는 때로 엄청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지난해 촛불모임이 대통령을 바꿔냈듯이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파워는 자연히 따라온다. 그러나 순수하게 모이는 댓글 파워는 자연스럽지만 의도적인 목적에서 만들어내는 댓글 파워는 그 진위와 목적을 짚어봐야 한다. 최근 국회의원이 단식을 불사하며 특검을 주장하는 민주당댓글조작 파문에 중심인 드루킹사건이 그 정점이다.

일개 개인의 댓글조작사건으로 유야무야 넘어가려 했고 아직도 조사 중이지만 예상보다 여론조작 범위가 커지고 있다. 댓글 몇 개로 뭔일이나 있겠냐 싶겠지만 공소내용보다 1천700배가 넘는 불법행위가 이루어졌다면 사정은 달라질 것이다. 메커니즘을 동원한 전략부대라는 가정 하에 드루킹 1인이 아닌 그가 소속된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전체가 투입된 용병이라면 이들은 상당히 용의주도적으로 목적을 공격했을 것이다. 일시에 단기적 활동으로 멈춘 것이 아닌 상당기간 존재하여 활동하였고 이를 위한 공간과 기기 및 유지비용의 규모가 있기에 우연이자 우발적 사건으로 보기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그들의 활동기간 내에 대선까지 치러냈기에 홀홀히 넘기기 보단 꼼꼼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한다.

과거 선거운동은 거리를 다니며 후보자들이 사람들을 모아 자신이 당선되면 달라질 공약을 설명하고 자신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요즘엔 과거와는 다르게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자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의 홍보에 더 치중하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이번 드루킹 사건도 이러한 사람들의 행태와 심리를 이용하여 댓글 조작으로 여론을 유도할 수 있었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리기 쉽지는 않다. 카더라 통신에 휘둘리거나 제2의 드루킹사건을 만나지 않으려면 정보생산의 근원에 있는 개인과 단체, 기업들이 먼저 자기정보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또한 불법적인 모의로 작성되는 댓글이나 파워가 생기지 않도록 포털 사이트들도 자체정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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