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몽준 충돌
박근혜-정몽준 충돌
  • 장원규 김상섭
  • 승인 2010.01.1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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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분당언급...20일 친이모임이 분수령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여권의 내홍이 친이-친박의 대립을 넘어 ‘분당’이 언급되는 등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 친이-친박진영 모두가 세종시와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며 소강 국면을 보였으나 18일 박근혜 전 대표가 또 칼을 뽑았다.

이번에는 자신의 원안고수 입장을 ‘미생지신‘(尾生之信:약속을 지키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고사)에 비유하며 비판했던 정몽준 현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처리를 위해 임시로 열린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불과 얼마전까지 원안 추진이라는 당론에 변함이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렇게 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해 책임지실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 대표가 미생지신이라는 고사를 인용,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서 “수정안에 찬성하면 애국이고, 원안을 지지하면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는 사고 자체가 크게 잘못된 것이고 판단 오류”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미생은 진정성이 있었고, 그 애인은 진정성이 없다. 미생은 죽었지만 귀감이 되고, 애인은 평생 괴로움 속에서 손가락질 받으며 살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원안 추진이 나라를 위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면 그렇게 공언하고 약속해서는 안되는 것이었고, 소신이나 생각이 변했다면 판단력의 오류 아니겠느냐”며 “이런 식이면 공약한 것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는데, 누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친박 이계진 의원이 세종시 문제 해법으로 ‘본회의 무기명투표’를 제안한 데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이 있을텐데 그렇게 숨기고 말고 할일이냐”며 “당당히 자신의 생각을 갖고 임할 부분”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사덕 의원 등 일부 친박계의 3~5개부처 이전 타협안에 대해서도 “행정중심복합도시법 제정 취지에도 어긋나고 수정안 제정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본다”고 선을 그어버렸다. 이날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친박진영의 다른 목소리를 확실하게 차단하면서 배수진을 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몽준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가 발전방안을 발표한 만큼 당연히 찬성.반대 토론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라고 해서 정부안에 대해 찬성 의견을 말하면 안된다고 하셨다면 이는 조금 지나친 말씀이 아닌가 싶다”며 “박 전 대표가 정부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한 것처럼 누구든 의사를 표시해야 하며,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는 없다”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범친이계로 차기대권 잠룡 중의 한 사람인 홍준표 전 원내대표가 “서로 토론이 안된다면 분당하는 것이 맞겠다”면서 세종시 논란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선 (세종시 수정에 대한)정부 법안이 나오면 그것을 두고 당내 토론을 해야 될 것이다. 당내 토론을 해서 당내 의견 정리부터 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한 뒤 “정당에서 이(세종시) 문제를 토론하기로 했는데 ’토론하지 말자‘라고 하면 당을 같이 할 수 없다”며 “2월께 국회에 행복도시법수정안이 나오면 당연히 당내에서 토론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어 당론을 정하기도 전, 지도부가 여론전을 펼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면서 “의원 총회를 자주 열어 (친이-친박이)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보고 이성적으로 토론을 벌여 당내 내부 정리부터 하고 난 뒤에 야당 설득 작업을 하는 것이 순서”라고 밝혔다.

전현직 당 대표의 공방, 차기대권 잠룡 중의 한 사람인 홍 전 원내대표의 분당 언급은 세종시 문제의 이면에 차기 대권구도가 맞물려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은 오는 20일 여리는 친이진영 최대모임 ‘함께 내일로’전체회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함께 내일로에는 친이진영 의원 7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일단 정치권은 지난 17일 함께 내일로 일부 의원이 독일의 사례를 들어 수도분할이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을 편 사실에 비춰 본격적인 친박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홍 전 원내대표의 말대로 분당 등 파국이 우려되는 만큼 공식입장은 활발한 토론을 촉구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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