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울면 날이 맑다는데 - 자연에서 배운다
올빼미 울면 날이 맑다는데 - 자연에서 배운다
  • 승인 2018.05.10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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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올빼미가 울지 않는 걸 보니 오늘은 날이 흐리겠는데…….”

우리 옛 어른들이 하루의 일기를 가늠하면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야행성인 올빼미는 귀가 커서 소리도 잘 듣고 눈이 발달되어 있어 밤에는 사람보다 100배는 더 잘 본다고 합니다.

날이 맑으면 신이 나서 ‘오호호’ 울면서 날아다니지만 습기가 많은 날은 둥지에 웅크린 채 나오지 않습니다. 날개에 습기가 차면 무거워 더욱 날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먹이가 되는 들쥐들도 날씨가 축축하면 잘 돌아다니지 않으니 날아봐야 별 소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부엉이가 숨을 죽이고 있으면 그 날은 날이 흐려진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또한 ‘두루미가 서쪽을 향해 서 있으면 날이 맑고 동쪽을 향해 서 있으면 흐리기 쉽다’는 말도 있습니다.

서풍은 맑은 기후를 안고 오는데 비해 동풍은 습기를 품고 오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두루미는 몸이 커서 단순 날갯짓만으로는 날아오를 수가 없습니다. 바람을 향해 서 있다가 날개를 퍼덕이며 도움닫기를 해야만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맑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서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새들은 기후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指標)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부엉이와 올빼미는 모양이 비슷하여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서양에서도 이 둘을 합쳐서 ‘owl’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엉이, 올빼미, 소쩍새는 모두 생물 분류 단계로 보면 올빼미목 올빼밋과의 맹금류들입니다. 맹금류는 쥐, 작은 새, 토끼, 꿩 등을 잡아먹는 육식성 조류를 말합니다. 주로 밤에 활동하고 소리 없이 비행하며 강한 악력(握力)으로 먹이를 낚아챕니다.

그래서 시골에서도 이들 맹금류를 실제로 관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저 밤중이나 새벽에 울음소리로만 구분하게 됩니다.

흔히 부엉이의 얼굴은 ‘ㅂ’ 모양이고 올빼미의 얼굴은 ‘ㅇ’ 모양이니, 얼굴을 보고 구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부엉이는 머리에 뿔처럼 생긴 깃털인 ‘우각(羽角)’이 도드라지기 때문에 우각의 존재 여부로 올빼미와 부엉이를 구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름철새인 솔부엉이는 부엉이지만, 우각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편 큰소쩍새의 머리에는 또한 우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 얼굴을 보아아만 구분이 됩니다. 이들 중에서 부엉이가 가장 독수리와 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그래서 소리로 구분하여 오올오올 우는 올빼미, 부엉부엉 우는 부엉이, 소쩍소쩍 우는 소쩍새로 짐작하곤 합니다. 새들의 이름은 우는 소리에 따라 지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우는 소리도 각 지방 마다 다르게 들었기에 그 사투리가 굳어져 오늘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올빼밋과 새들은 그 종류와 습성이 아주 다양합니다. 솥이 적다고 울어대는 소쩍새는 여름철새입니다. 그래서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가을이 되면 동남아시아 등 남쪽으로 떠납니다.

그 대신 반갑게도 겨울철새들인 칡부엉이, 쇠부엉이, 큰소쩍새 등이 찾아옵니다. 올빼미와 수리부엉이는 텃새라 사계절 내내 국내에 머무릅니다. 하지만 먹이가 점점 줄어들어 그나마 울음소리조차 듣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일부 지역 옛사람들은 부엉이가 ‘부엉부엉’ 하고 우는 것이 아니라 ‘봉황봉황’하고 운다고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봉황도 아닌 것이 노래는 ‘봉황’이라고 하니 그 기개가 대단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격을 갖춘 다음에 봉황이라고 해야지 그냥 말로만 부르짖어서는 아니 되니 먼저 자신을 갈고 닦으라는 지침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옛 어른들은 새소리 하나에도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교훈을 찾았습니다. 사물을 입체적으로 보기 위해 여느 조류와는 달리 눈(目)을 앞으로 모으고, 목을 270도까지 돌리며, 높은 시력을 갖춘 올빼밋과 새들에게 분명 배울 점이 많음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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