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답습 없다…美, 초장부터 ‘보유 핵’ 폐기 논의
실패 답습 없다…美, 초장부터 ‘보유 핵’ 폐기 논의
  • 승인 2018.05.1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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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핵심 의제 삼아
절차 거쳤던 과거와 다른 양상
北, 美 조기 반출 요구 검토 중
북미 양국이, 과거 비핵화 협상때 마지막 단계에서 논의될 것으로 분류했던 ‘보유 핵’을 세기의 담판이 될 북미정상회담 의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전 북핵 논의가 핵 동결과 불능화 단계에 이어 그에 대한 검증작업을 거친 뒤 다시 보유 핵 논의를 하겠다는 프로세스였다면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폐기를 우선순위로 북미가 의견 교환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북미정상회담 사전 논의에 정통한 복수의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내달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 측에 핵탄두와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상당 부분을 조기에 국외 반출토록 요구했고, 북한 측이 이 제안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요구는 차기 미 대선이 치러질 2020년까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염두에 두고, 북한 핵 프로그램은 물론 보유 핵까지 트럼프-김정은 ‘대담판’ 의제로 올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는 북한을 겨냥해 완전한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보여주라는 미측의 요구로도 풀이된다.

다시 말해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요구해온 북한이, 과거 북핵 논의 때 제시했던 프로세스를 잘게 쪼개어 그에 대한 대가를 받으려 하지 말고 최종 단계라고 할 보유 핵 폐기 의지도 과감하게 보임으로써 진정성을 확인시키라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북핵 논의와 관련해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거슬러보면 2006년 1차 핵실험 전부터 핵무기 보유를 주장해온 북한은 ‘단계적 해결’을 주장하며 보유 핵무기는 비핵화 논의 최종 단계에서 논의할 대상이라는 입장이었다. 북한은 체제 안전보장과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의 ‘출구’가 될 북미 수교를 조건으로 ‘보유 핵무기’ 폐기를 논의하겠다는 태도였다.

그런 탓에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포기를 담은 9·19공동성명(2005년)을 먼저 만든 뒤 핵 동결과 불능화 단계의 합의를 각각 만들어 ‘행동 대 행동’으로 이행하는 식으로 프로세스를 진행했다.

결국, 6개국은 핵 신고 내용에 대한 검증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비핵화 최종 단계인 ‘보유핵’ 문제는 합의서조차 만들지 못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런 과거 패턴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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