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CVID’ 천명하는 자리 돼야
한미 정상회담 ‘CVID’ 천명하는 자리 돼야
  • 승인 2018.05.2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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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대통령은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 방안에 대해 두 정상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이 어떤 중재역할을 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그러나 오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 비핵화’라는 한미 양국의 당초 목표는 조금이라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

최근 들어 북한은 우리에 대해 더욱더 막가파식 몽니를 부리고 있다. 남북 고위급회담을 개최 당일 새벽에 전격적으로 무산시킨 북한이 이제는 한국을 제멋대로 휘두르려 하고 있다. 북한은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를 위한 작업을 계속하면서도 방북하려는 한국 기자들의 명단은 아예 접수조차 받지 않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우리에게 2016년 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탈출해 귀순한 종업원들을 북한으로 보내라는 압박까지 계속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도 북미 정상회담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협박을 하면서 벼랑 끝 외교로 줄타기를 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나 리비아식 비핵화, 생화학무기 폐기 등을 요구했던 존 볼턴의 목소리는 낮아졌다. 대신 ‘트럼프식 비핵화’라는 말이 등장하고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가 미국에서 먹혀들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 미국에서는 북핵 완전폐기가 아니라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이 협상대상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도 ‘트럼프 정부가 북한의 모든 핵무기 폐기인지, 아니면 미 본토에 대한 북핵 타격을 막는 역량인지 논의 중’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미국의 이익은 북한이 LA나 덴버 등으로 핵무기를 발사하는 것을 막는데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도 ‘상당한 수준의 핵 감축’을 언급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미 본토 위협만 제거하는 핵 협상’이 된다면 한국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북한의 핵 위협 속에서 북한이 하자는 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다.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늦추어서는 안 된다. 답답한 쪽은 북한이고 협상을 먼저 제의한 것도 북한이다. 시간도 북한에게 유리할 것이 없다. 오늘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 CVID를 천명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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