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어려운데 진단까지 엇박자라니
경기 어려운데 진단까지 엇박자라니
  • 승인 2018.05.2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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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둘러싸고 정부 내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침체의 초기단계라는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진단에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성급하다”며 반박했다. 김 부의장은 다시 “정부가 지표를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한다”며 반박하는 등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제대로 된 경제정책을 짜려면 경기진단이 정확해야 하는데 출발부터 잘못되고 있다.

물론 논쟁자체는 긍정적이다. 이를 통해 경기를 제대로 인식하고 건설적 의견교환으로 올바른 정책을 이끌어 낼 수 있으므로 치열할수록 좋다. 하지만 귀착점을 찾지 못하는 엇갈린 진단은 위험하다. 경제 핵심 현안에 대해 경제정책 주요라인 간의 이견이 표출되면서 경제팀이 균형감각을 잃게 된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발단은 지난 14일 김 부의장이 페이스북에 “여러 지표로 봐 경기는 오히려 침체 국면의 초입 단계에 있다고 본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정부가 ‘경제동향’을 통해 경기 회복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낙관론을 이어간 데 따른 비판이다. 그러자 김 부총리가 17일 ‘성급하다’며 정부의 경기판단 방어에 나서자, 김 부의장은 페이스북에 “기재부와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은 경제주체들의 심리 변화가 경기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질책의 강도를 높였다. 경기침체를 놓고 대통령자문기구와 경제수장이 맞붙은 셈이다.

경기국면에 대한 진단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를 두고도 청와대와 정부, 양대 경제 컨트롤타워 간의 미묘한 불협화음이 감지된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5일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고용 감소 효과는 분명히 없고, 국내 소비 증가는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16일 김 부총리는 국회에서 “경험과 직관으로 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각종 경기지표는 모조리 빨간불이다. 3월 전 산업생산은 전월에 비해 1.2%, 설비투자는 7.8% 줄었다. 4월의 수출도 전월보다 1.5% 감소했다. 지난해 세계 10대 수출국 중 1위를 기록했던 수출증가율은 올 1분기 8위로 내려앉았다. 경기선행지수도 2월 100 밑으로 떨어지며 40개월 만에 최저치다. 그런데도 정부만 홀로 “경기가 회복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하니 큰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부 참모의 긍정적 얘기만 들을 게 아니라 이번 기회에 경제정책 전반을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재점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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