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 긴급점검> 3.시름깊은 중소기업
<실물경제 긴급점검> 3.시름깊은 중소기업
  • 최재용
  • 승인 2009.01.3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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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곳곳에 내걸린 '임대.매매' 현수막
업황전망 SBHI, 전월비 6.4%P↓...49.4
제조업 가동률 평균 80%보다 낮은 68.2%

“주문량이 주는데 감원은 어쩔수 없는 일 아닙니까. 그나마 감봉하는 회사는 나은편이죠.”

설 연휴가 끝난 지난 27일 대구성서공단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 사장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그는 “설인데 보너스는 불구하고 월급도 다 못줘 직원들 보기 미안하다”고 말했다. 한눈에 봐도 설을 즐길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한 섬유업체는 주문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기계 절반이 멈췄다고 했다. 현장을 찾아보니 바쁘게 돌아가야 할 기계음은 들리지 않고 재고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 업체 직원은 “작년 연말에만 직원 5명이 떠났다”며 “경쟁력 있는 기업만 겨우 버티고 있는 정도”라고 전했다.

월 5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한 철강업체는 지난달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했다. 이 업체 사장은 “도대체 어디가 바닥이고, 언제쯤 나아질 것 같나요?”며 오히려 되물었다.

공단 곳곳에서 나부끼는 ‘공장 임대·매매’, ‘어음할인’, ‘신용대출’ 등의 현수막이 중소기업의 현실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지면서 지역경제의 버팀목인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히 금융권의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전 업종으로 확대돼 실시될 예정이어서 본격화 될 경우 중소기업의 타격은 더욱 클 전망이다.

김병근 대구경북중소기업청장은 “아직까지 문을 닫는 업체는 많지 않지만 거의 대부분은 생산시설이 절반 이상 멈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소기업의 위기 상황은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최근 지역 중소제조업체 187곳을 대상으로 ‘1월 업황 전망 건강도지수(SBHI)’를 조사한 결과 전월보다 6.4% 포인트 하락한 49.4로 경기전망조사를 시작한 2002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역 중소기업들은 생산, 내수, 경상이익, 자금조달 등 대부분에서 체감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지역 중소제조업의 생산설비 평균가동률은 작년 10월 71%에서 11월 68.2%로 여전히 정상가동률(80%)에 못 미치고 있다.

기업은행 경제연구소가 5인 이상 300인 미만 중소제조업체 2천700여곳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달 11월 일자리를 줄인 업체는 15.3%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추가 고용을 통해 일자리를 늘렸다고 답한 기업은 한 달 사이 11.1%에서 8.2%로 크게 줄어들어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각종 경제지표가 실물경기 침체와 맞물려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실물경제가 완연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에서 많은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현장까지 아직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의 정책이 현장에서, 특히 중소기업, 하청업체 등을 상대로 제대로 집행이 되고 있는지 감독·감시하는 현장점검활동이 더욱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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