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의 최저임금 속도조절론 옳다
경제부총리의 최저임금 속도조절론 옳다
  • 승인 2018.05.2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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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주에 이어 그저께도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1주 일 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벌였던 정책 ‘엇박자’ 논란에 다시 기름을 붓는 일일 수도 있다. 김 부총리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지적과 미묘한 시기에 경제 수장이 노동계와의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상반되고 있다.

김 부총리는 그저께 부산에서 열린 ‘2018 아프리카 개발은행 연차총회’에 이은 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과 함께 시장과 사업주들의 수용성도 같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부총리는 ‘특정 연도를 목표로 해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신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도 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기로 한 문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재차 ‘속도 조절론’을 강조한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현 정부의 고용노동정책이 노동시장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보는 것은 무리한 추론’이라고 주장했다.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도 고용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비판에 “일자리의 질이 개선되고 있고 6월부터는 고용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 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는 없었다”고 단정했다. 모두가 최저임금 인상과 일자리 감소가 무관하다는 주장들이다.

장하성 실장의 발언에 대해 김 부총리는 바로 다음 날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저임금의 인상이 일자리를 감소시켰다는 것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알 수 있다. 시간당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16.4%나 인상한 지난 1월 실업급여를 신청한 인원이 15만20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2%인 3만7000명이 증가한 것이다. 신규 신청자 수와 증가 폭 모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 상황을 감안해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는 김 부총리의 주장은 옳다. 정부도 공약이라 해서 무조건 실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공약이라도 상황에 따라 수정하는 것이 옳다. 국회도 지금 최저임금 인상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논의 중이다. 노동계는 김 부총리의 속도조절론이 더불어민주당이나 청와대 의중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반발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신축적으로 운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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