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증후군, 누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가
스톡홀름 증후군, 누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가
  • 승인 2018.05.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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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대구시의사회 정책이사)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되어 그들을 구하려는 경찰보다 그들을 잡고있는 인질범들을 편드는 현상이 스톡홀름증후군(Stockholm Syndrome)이다.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은행 직원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한 사건에서 풀려난 인질들이 인질범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현상에서 유래하였다. 인질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는 아내나 학대 받은 아이들이 남편, 아버지를 옹호하는 것도 스톡홀름증후군의 심리상태라 할 수 있다. 자신을 위협하는 강한 힘에 누가 자신에게 해가 되는지를 잊고 인질범의 편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스톡홀롬증후군은 3단계를 거친다. 1단계는, 자신의 생사를 결정하는 인질범이 자신을 아직 해치지 않은 것에 감사한다. 2단계는, 인질들을 위협하며 나를 구출하려는 경찰에 반감이 생긴다. 3단계는, 인질범이나 나자신이나 두렵기는 마찬가지이므로 ‘우리’라는 생각이 들면서 인질범에 호감을 가지게된다. 핵공갈과 폭침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북한주민을 고문하고 탄압하고 처형하던 김정은에게 호감을 표하는 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상당수가 스톡홀롬증후군 3단계(우리라는 생각)에 도달한 것이라 볼수도 있을 것이다. 경찰역할을 하는 미국의 대통령과 거기에 보조를 맞추는 일본에 대한 반감때문일 것이다.

비급여의 급여화라는 의료보험제도의 변화가 국민건강에 피해가 될것이라는 논란이 있다. 의사들은 정부의 문케어가 의료재정을 파탄시키고 국민들의 치료 선택권을 제한하게 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국민건강과 의료를 살리기위해서라면 의료를 멈추는 파업도 가능하다고 하고, 정부는 국민 건강을 위협할수 있는 의료정책을 논리적인 설득과 준비없이 밀어붙이려하고 있다. 국민건강을 볼모로 서로 자신이 국민건강을 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격이다. 이 경우, 정부와 의사들중에 어느편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일까?

2000년 의약분업 사태의 과정과 결과를 보면 참고가 될수 있다. 분업 실시전에 의사들은 “국민들이 불편해지고 건강보험재정만 더들어간다.” 며 반대했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한 채 분업을 시행했다. 반대하는 의사들의 파업이라는 단체행동에 ‘국민건강을 볼모로 한 집단 이기주의’라는 누명을 씌웠다. 행정명령과 처벌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오래된 저수가를 올려서 정상화해주겠다는 당근을 약속하며 의약분업을 강행하였다. 의약분업의 결과는 누가 국민건강을 볼모로 위협했었는지를 보여준다. 의사들의 예측대로 환자들은 더 불편해졌고 보험재정 약제비 부담은 더 늘어났다. 국민건강과 의로보험재정에 피해를 준것이다. 의료계에 약속한 수가 인상은 다시 삭감하여 정책 실패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고스란히 의료계에 넘겼다. 지금도 의사들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의사와 국민이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의약분업을 좀더 강하게 반대하지 못한것을 후회하고 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정부가 약속을 어기고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으며, 의사들을 불신하도록 여론을 조성한것 때문에, 정부를 불신하고 있다.

정부는 문케어에 예상되는 문제와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논리적으로 타당한 지적을 무시하고 추진하고 있다. 국민건강과 보험 재정에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하자고해도, 의사들을 집단이기주의로 몰아붙이며 강행하려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빠른 경제성장과 의료보험제도 시행과정에서 저수가로 인한 의료인들의 어려움이나 문케어로 생길수 있는 문제점을 잘 모를 것이다. 그러나 의료현장 전문가인 의사가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보기에는, 환자와 의사들에게 문제가 생기는 정책을 준비없이 밀어붙이는 정부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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