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에 준 ‘원전 지원금’ 뺏으려는 정부
영덕군에 준 ‘원전 지원금’ 뺏으려는 정부
  • 승인 2018.05.2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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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처지라는 소식이다. 영덕에 건설하기로 했던 원전 계획이 취소되면서 영덕군이 받은 ‘원전 자율유치 특별지원금’을 정부가 환수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영덕군은 원전건설 계획으로 지난 7년 동안 재산권 피해나 주민갈등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정부가 원전건설을 백지화했으니 지급했던 지원금을 내놓으라고 한다. 영덕군으로서는 마른하늘의 벼락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정부는 우여곡절 끝에 2015년 영덕군에 천지연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확정했다. 당시 정부는 영덕군에 대해 원전건설 대가로 특별지원금 380억원을 지원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천지연 원전건설이 백지화됐다. 따라서 정부는 영덕군에 지원했던 지원금을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380억원은 원전건설 대가이니만큼 이제 원전건설이 취소됐으니 지원금을 회수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영덕 지원금 환수에 대한 법리해석을 법제처에 의뢰했다. 법제처는 지난달 2일 “원전을 짓지 않는다면 지원금을 환수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미 쓴 지원금은 환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했다. 지원금을 받았을 당시 영덕군은 주민갈등이 심했고 군 의회조차 지원금 집행에 제동을 걸었다. 그래서 영덕군은 그 지원금을 사용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다. 정부가 그 돈을 되돌려 달라는 것이다.

문제는 영덕군이 정부 지원금으로 대체할 요량으로 금융기관에서 292억원을 빌려 오포지구 개발사업, 농공단지 조성 등으로 이미 써버렸다는 점이다. 지원금 380억원은 영덕군의 4년 치 세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영덕군이 정부 지원금을 돌려주게 되면 빚더미에 올라앉게 돼 파산 우려도 없지 않다. 영덕 군민들도 7년 동안 땅도 팔지 못하는 등 재산권 제약을 받아 손해가 막심하다. 건설 사업 또한 20% 정도는 진행된 상태이다.

정부가 원전건설을 일방적으로 백지화한 만큼 이 때문에 피해를 본 주민들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영덕군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292억원을 이미 개발사업 등에 썼기 때문에 지원금 모두를 정부에 되돌려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정부는 원전을 건설키로 했던 장소에 해상 풍력산업과 에너지 융·복합 단지 등을 건설해 주민 피해를 보전할 수도 있다. 정부의 정책변경으로 지자체나 주민이 피해를 당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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