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도시와 도시계획
북한의 도시와 도시계획
  • 승인 2018.05.2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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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대(한동대 교수, 한국감정원 상임감사)


지난 4월 27일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이 있고 난 뒤 우리 국민들 사이에 북한에 대한 기대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북한의 전기문제, 철도, 상하수, 산림, 농업 등 다양한 소재가 연일 보도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의 도시문제는 우리가 아직 다루어보지 못한 것이 많다. 도시정보나 주민의 삶의 질 등 일부 탈북자들에 의한 정보제공 등에 한하므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서이다. 그러나 최근 장마당의 경제가 강화되어 돈주가 주택개발을 하는 반사회주의적 도시경제체체가 나타나는 등 변화의 바람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북한의 도시는 1직할시, 2특별시, 24개 일반시 등 모두 27개의 도시로 구성되어 있고, 전체 인구는 2,335만명으로, 평양시가 가장 커서 300만을 상회하고,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는 평양을 포함하여 남포, 함흥, 청진 등 4개시에 불과하고 나머지 시는 대개 인구 10-20만 정도의 소도시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북한의 도시화율은 개혁개방이 앞서 이루어진 중국 보다 10퍼센트 정도 상회하는 60퍼센트 이상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대체로 도농복합도시의 모습을 보인다.

북한의 도시는 사회주의 도시계획 이념을 적용하여 일제강점기의 신사 등을 철거하고 중앙광장이나 공원 등으로 만들었으며, 중심지에는 혁명주체탑, 인민대학습당 및 도, 시인민위원회, 당보위부등 공공기관이 밀집하고, 대규모 산업공간은 도시 주위에 분포하나 지금은 자재난, 수입규제 등으로 대부분의 공장이 유휴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업 및 서비스 기능은 발달하지 않아 생활권별로 분리되어 있거나 건축물 1층에 분포하고, 주거지역은 대로변을 따라 비교적 잘 발달 되어 있다. 무엇보다 주거지가 최근 소득이나 신분에 따라 지역별로 계층화되어 가고 있고, 개별 주택은 1호에서 4호까지와 특호 등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방의 개수와 크기, 신분에 따른 입주 차등이 있다. 공동 주택의 경우 전기공급이 좋지않아 고층에 주로 저소득층을 배치하고 3, 4층이 로얄층처럼 되어 있다.

북한의 도시규모는 상당히 축소되어 나타나며, 이는 도심에 필요한 기능 외에는 시가지 외연 확산을 엄격히 통제하는 구조로 되어 있고, 토지도 농업토지를 기반으로 주민지구토지, 산림토지, 산업토지, 수역토지, 특수 토지 등으로 구분되고 농업토지의 주거지 전용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1990년의 고난의 행군 이후 장마당의 시장화가 뚜렷이 나타나 현재는 주택의 민간 개발이 가능할 만큼 성장하였고, 당과 협약하여 개발권의 일부를 양도하는 단계로 가고 있다.

북한의 도시계획은 우리처럼 국토계획법, 토지법, 도시계획법, 건설법, 도시경영법, 토지임대법, 부동산 관리법 등으로 시행되며, 이들 법에 따라 도시· 마을 총계획 등이 이루어진다.

우리와 다른 점은 주체사상을 기반으로 혁명사적지 등이 잘 보존되어야 하며, 도시내부로 철도 등이 도시 중심을 관통하지 못하게 되어 있으며, 거리는 살림집을 위주로 배치하고, 건축밀도를 낮추어 도시를 너무 크게 하지 않도록 하는 원칙들이 명기되어 있다.

장차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서 제시한 북한과 러시아의 연결이 가능하다면 동해안의 원산, 함흥, 단천, 청진 등이 산업과 물류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고, 시베리아 철도로 연결되면 러시아의 동방정책과도 맞물려 나진, 하산 등과 함께 연해주 삼각벨트의 농업적 성장과 관광산업, 광물산업 등을 견인할 잠재력이 매우 높은 성장 도시들로 변모 될 것이다. 동해 중부선이 연결되면 서쪽의 포르투갈과 동쪽의 포항, 부산 등도 대륙의 극점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해안에는 경의선을 중심으로 사리원, 남포, 평양, 개천, 신의주 등 중국과 연결되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연계되면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실크로드 경제벨트와도 연계되며, 터키와 유럽 등과 연결되는 중간도시로서의 기능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통일을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남북경제 협력 사업이 추진되면 도시간의 협력 등도 한층 강화가 필요한데, 우리의 기술력으로 북한의 신도시사업을 지원하거나, 스마트 신도시 등의 기술력을 수출할 가능성이 많으며, 도시재생사업의 추진 등과 북한의 토지, 지적 조사사업, 토지,건물 가격조사, 감정평가 등 장차 시장경제의 기초가 되는 사업 등에 협력할 일들이 많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 북한의 도시적 현실과 특성 등을 깊이 이해하고, 점진적인 상호교류와 주민의 삶의 질에 대한 이해가 우선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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