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를 부끄럽게 만들지 마라
보수를 부끄럽게 만들지 마라
  • 승인 2018.05.2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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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사회2부장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지 1년이 지나고 있지만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70%를 넘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 증가, 내수 침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고통과 불만, 원성은 높아가지만 대통령에 대한 인기와 지지는 꺾일줄 모른다.

문 대통령에 대한 호응도가 높은 것은 북한과의 적대적 관계를 평화 체제로 전환, 전쟁 공포에서 벗어나게 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문 대통령의 후광은 정당지지율로도 이어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50%를 넘고 ‘보수의 심장이자 성지’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도 30~40%대에 육박한다.

반면 보수정당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바닥을 헤매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에서의 지지도가 50%도 넘지 못하고 30~40%대라고 하니 예전같으면 경천동지할 일이다.

이같은 이유는 뭘까. 장담컨대 자한당이 현 세대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클 것이다.

며칠전 대기업에 다니는 30년 지기(知己)를 만났다.

이 친구는 투표권을 가진 후 30년간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수만 찍었다. 근데 이제는 어디가서 보수라고 말 꺼내는 것 조차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한다. ‘보수=꼴통’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젊은층으로 갈수록 더욱 심하다고 했다.

친구가 다니는 대기업은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직원들의 출근시간을 오전 9시로 정해 아예 오전 8시30분까지는 출근도 못하게 한다. 퇴근도 오후 6시 정각이다.

회사의 시스템기기들이 오후 5시50분만 되면 자동으로 꺼진다. 야근을 하려고 해도 못하게 한다. 무엇보다 노조의 힘이 강해져 정리해고도 마음대로 못해 맘 편히 직장을 다닐수 있다고 했다. 이보다 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강조하는 대기업도 많다. 자기계발은 물론 투잡(Two Job)까지 가능하다. 공무원 조직도 비슷하다. 정부가 ‘저녁이 있는 삶, 문화를 즐기는 삶’을 지내라며 매주 수요일에는 모든 직원을 오후 6시에 퇴근 시킨다. 또 노조의 입김이 강해져 상사의 부당한 지시도 상당부문 없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이나 공무원 조직에 속한 40대 후반~50대 초반에는 ‘보수정당을 찍어서 나한테 돌아온 것이 무엇이냐’ ‘나를 괴롭히지 않고 편하게 해주는 것이 최고’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은층은 두 말할 필요조차 없다.

시대는 4G를 넘어 5G로 가는데 보수정당인 자한당은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허구헌날 ‘빨갱이’, ‘좌빨’ 등 종북타령만 하고 있으니 어떻게 보수가 낯을 들고 다니겠느냐는 거다.

보수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래의 유권자인 중·고등학생 중 상당수는 과거 60~80년대와 달리 반공교육이 아닌 통일교육을 배우고 있고 배울 것이다. 미국도 좋지만 북한도 우리민족이라는 생각이 뿌리내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4.27남북정상회담 후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호감도가 70%를 상회하는 것을 보면 자한당이 ‘빨갱이’타령만 하고 있을 때는 아닐 듯 싶다.

혹자들은 보수 궤멸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꼽지만 이는 일정부문을 차지할 뿐 모든 원인은 분명 아닐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후 실시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총 득표의 41.08%를 얻었지만 지금의 지지율은 70~80%를 오가고 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시 24.3%의 득표율을 보였지만 1년여 지난 현재 자한당의 지지율은 이를 밑돌고 있다.

보수정당이 품위와 품격은 상실한 채 막가파식 언행과 책임지지 않는 모습으로 일관해 지금의 현실을 자초한 것은 아닌 지 돌아봤으면 한다.

보수정당이지만 정부가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칭찬하고 못하는 것은 매섭게 질책하면서 스스로도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며 믿음직한 정책을 펼쳐나가면 떠났던 지지층이 돌아오지 않을 까.

6.13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보수라는 이름을 걸고 선거를 치루고 있는 후보들 상당수가 악전고투하고 있을 것이다.

보수성향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사람들이 더이상 샤이 보수가 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보수정당의 역할이다. 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은 다름아닌 현 보수정당 지도층이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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