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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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3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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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한국소비자원 소송지원 변호사)





아내의 불임으로 아이를 갖지 못하여 남편의 정액과 아내의 난자를 체외수정시켜 다른 여자의 자궁에 착상시켜 아이를 낳을 경우 아이를 직접 임신하고 낳은 여자를 대리모라고 한다. 난자의 주인을 난자모라고 하고 자궁의 주인을 자궁모라고 하며 자궁을 빌려준 자궁모를 대리모라고 칭하고 이들 사이에는 대리모가 친권을 주장하지 않고 난자모가 친권자로 가족관계증명서 등에 등재하는 것으로 사전에 약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관하여 최근 서울가정법원의 대리모 판결이 주목된다.

서울가정법원 판결내용은 아래와 같다. 임신에 어려움을 겪던 아내 A는 남편 C의 정자와 자신의 난자를 체외수정하여 B의 자궁에 착상하여 자녀를 낳았고, 사전에 아이는 A의 아이로 하기로 미리 계약하였다. 미국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병원에서 B가 엄마라고 기재했고, 이후 국내에서 가족관계등록부에 A의 자녀로 등록하려 하였지만 구청에서 거부하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가정법원에서는 “40주란 임신기간과 출산의 고통, 수유 등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된 정서적 부분과 유대 관계를 모자(母子) 관계로 법률상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대리모계약을 유효하게 인정하면 대리모 여성이 출산에만 봉사하게 되거나 모성을 억제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B를 법률상의 어머니로 인정하여 구청의 등록거부를 정당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즉, 실제 대리모가 임신의 모든 노력과 고통을 떠 앉는 점, 대리모 계약을 인정하면 자궁모는 자궁만을 빌려주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결로서 지극히 타당한 판결로 보인다. 하지만 이와 같은 판결이 대리모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들의 의사와는 100% 어긋나고 이후 복잡한 법률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 판결에 따르면 전혀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B는 느닷없이 자신 앞으로 자녀가 있는 것으로 되고, 자신의 자녀라고 생각한 A는 법률상의 자녀를 가질 수 없는 이상한 경우가 된다. 물론 남편 C, 아내 A, B가 상호 협력하면 출산한 자녀를 A 앞으로 입양하는 형식으로 ‘자녀 - A씨’ 사이에 법률상의 친자관계를 만들 수 있어 장래 A,C 부부가 자녀를 양육하고 부모자식 관계를 형성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입양의 경우 친모인 B와 아이의 친생자 관계는 그대로 유지되므로 자녀에 대한 B의 상속권이 유지되므로 재산관계에서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대개 대리모는 경제적으로 열악하고 난자모 부부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경우가 많다. 만일 A씨부부 및 자녀가 사고로 사망하게 된 경우 그 재산은 A씨 부부 관련 가족이 아닌 사망한 자녀의 친모인 B에게 상속된다. 자녀가 먼저 사망하는 경우 자녀에게 재산이 있다면 B는 A씨부부와 공동 상속인이 될 수 있다. 특히 A씨 부부에게 아주 많은 재산이 있고, B가 입양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B의 입양 부동의는 불법행위가 아니므로 막기 곤란하고 A의 남편 C 입장에서는 뜻하지 않게 B와 사이에 자녀를 두게 되고 자녀의 모든 문제를 B씨와 상의하여야 할 상황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A, C씨 부부에게는 엄청난 재앙된다.

많은 대리모계약의 경우 국내에서 체외수정을 하고 난자모의 의료보험을 이용하여 병원을 출입하여 병원 기록상으로도 완벽하게 난자모가 임신, 출산한 것으로 기록되거나 산부인과 의사의 협조를 받아 이루어지므로 대리모를 확인하기 곤란하지만 위 판결 사안은 대리모가 미국 출산 과정에서 여권으로 신분을 증명하여야 하므로 자신의 신분을 속일 수 없어 정확한 자궁모가 밝혀졌기 때문에 문제되었다.

많은 나라에 금전 댓가를 지불하는 대리모 계약은 불법으로 보고 금전 댓가를 지불하지 않는 대리모계약에 대하여는 불법과 적법으로 엇갈리고 있다.

한편 남편이 불임일 경우 정자 제공자의 신분을 숨기고 아내의 난자와 수정하여 출산한 경우에 정자 제공자를 대리부라고 하고 이들을 법률상의 아버지라고 보아야 할지 의문이지만 출생신고 단계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대리모, 대리부와 관련하여 과학시대의 복잡한 양상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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