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걸으며 건강 챙길 수 있는 산책로가 ‘좋은 길’
아침·저녁으로 걸으며 건강 챙길 수 있는 산책로가 ‘좋은 길’
  • 윤주민
  • 승인 2018.05.2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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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현과 함께하는 대구의 걷기길<22·끝> 기타 대구의 걷기길
도심지 두류공원은 대구의 자랑
장기공원~상리공원 연결 추진
학산 전망대 일몰·야경 ‘출사지’
유원지는 ‘인간 중심의 놀이터’
탐방로가 오히려 생태계 파괴
자연-인간 공존 방안 모색해야
마지막회5
동구 불로동 고분군.
22
동구 도동 측백수림.
마지막회4
두류산(금봉산)의 성당못(남소하화).
마지막회3
달서구 상인동 월곡역사공원에 있는 낙동서원.
마지막회2
달서구 대곡동의 이장가 재실.

수 없이 많은 길 중에서 가장 좋은 걷기길이 어디일까? 가장 좋은 걷기길이란 자신이 자주 찾는 길이다. 먼 곳의 유명한 길이 아니라 아침, 저녁으로 걸으며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길이 가장 좋은 걷기길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는 동네 길들은 거리가 짧지만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겸한 산책로로 자주 찾으니 가장 좋은 길이라 할 수 있다. 동네 주변의 산책로를 살펴보자.

(1)달성토성=달성토성은 삼국사기에 216년 달벌성(達伐城)을 쌓았다는 기록이 있는 삼한시대 토축 성곽이고, 1736년 대구읍성을 쌓을 때까지는 대구의 중심이었다. 일제강점기에 동물원을 만들어 지금의 달성공원이 되었다. 공원 전체가 잘 정비되어 있고, 토성 둘레를 한 바퀴 도는 것은 1.5km 정도이다. 달성토성의 서쪽 지역인 비산동(날뫼골)은 낙후된 마을을 꾸미기 위해 골목정원을 가꾸어 왔고, 2016년부터 <달성토성 마을 골목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축제는 달성토성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마을 공동체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민들과 문화 활동가들이 공동 작업으로 날뫼골 뒷골목 이야기를 모아 <날뫼유사>를 펴내기도 했다. 달성토성에 있던 고분 유적은 1922년 일제강점기에 서문시장의 못(천황당지)을 메우는 토사로 사용되면서 아쉽게도 대부분 사라졌다. 그러나 아직도 달성토성 안에는 동학 창시자인 최제우 동상, 의병장 허위 공덕비, 달성 서씨 유허비, 이상화 시비, 서침 나무 등 대구의 혼이 서린 유적이 많다.

(2)두류공원=도심지에 두류공원처럼 잘 가꿔진 산책로가 있다는 것은 대구시민의 자랑이다. 두류공원에는 두 개의 산이 있다. 이월드(놀이공원)와 83타워가 있는 산은 두류산이고, 문화예술회관과 성당못이 있는 산은 금봉산이다. 산책로가 잘 정비된 곳은 금봉산 주변이고 구석구석을 모두 걸으면 5km 이상이다. 주변에는 두류수영장, 야구장, 인라인 스케이트장 등의 운동시설이 있고, 2.28기념탑, 야외 음악당(코오롱 야외음악당), 도서관, 대구시민헌장비 등 문화시설도 많다. <인물 동산>에는 이상화, 현진건, 이장희, 백기만 시비 등이 있고, 고려 중기에 창건한 금용사와 천태종 사찰인 대성사가 있다. 서거정은 성당못에 핀 연꽃을 남소하화(南沼荷花)라고 하며 대구10경의 하나로 꼽았다(남소가 달성토성 남쪽의 못이니 현재 서문시장에 있던 천황당지라는 주장도 있다).

(3)화원유원지=유원지(遊園地)란 유람이나 오락을 위해 만들어진 놀이터를 말한다. 자연을 무시한 인간중심의 놀이터를 유원지라 부르는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 말이다. 화원유원지는 사문진, 화원토성, 달성습지, 디아크 강문화관 지역에 만들어진 자연이 무시된 인간 중심의 유원지이다. 멸종위기의 삵이나 모감주나무 군락지를 안내하면서 <낙동강생태탐방로>를 만들기 위해 인공데크와 야간조명을 설치하여 야생 동.식물의 활동영역이나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다. 생태계의 보고라 할 수 있는 달성습지에도 진입로 공사를 하여 천혜의 자연자원을 파괴하거나 잠식하고 있다. 화원토성의 아름다운 하식애(河蝕崖)나 디아크 강문화관 자리에 있던 부강정(浮江亭)은 경치가 아름다워 신라왕이 아홉 번이나 행차한 곳이었다. 주변 경치와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개발을 촉구한다. 화원동산, 사문진주막촌, 달성습지 생태학습관, 달성습지, 디아크 강문화관, 다산문화공원 등을 왕복하면 5km 이상이다.

(4)동촌유원지=아양루에서 영남제일관이 있는 금호강 하식애 주변은 경치가 아름답다. 하지만 동촌유원지 진입로에는 모텔이 즐비하여 불륜의 천국이라 불린다. 동구청은 망우공원, 팔현습지, 아양기찻길, 동구문화원 등을 연계하는 종합 재정비 사업을 입안,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동촌유원지에는 금호강변길, 고모역, 고산서당, 형제봉 등과 연결된 수없이 많은 걷기길이 있다.

(5)선사시대로=대구의 뿌리인 달서구가 관광의 중심이 되기를 염원하며 만들어진 도심 걷기길이다. 달서구 월성동 지역에서 발견된 구석기시대 유물이나 진천동, 대천동, 월암동, 화장사 등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유적지를 연결하는 걷기길이다. 고인돌소공원, 한샘공원, 선돌공원, 조암공원, 선사유적공원, 대곡역, 진천역, 월배역, 상인역 등을 연결하는 <고인돌 코스>, <선돌 코스>, <자유 코스>가 있다. 진천동의 <상화로>에는 깊은 잠에 빠진 거대 원시인 조각상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대곡역 주변에 있는 민족시인 이상화 무덤과 <상화기념관, 이장가 문화관>도 달서구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이다. 경주(월성) 이씨 금남공파는 임란 후 복현동(伏賢洞) 땅을 하사받아 대구 지역에서 번성하다가 후손 이동진이 사업에 성공하면서 이동진 집안사람들은(이일우, 이시우/이상악, 이상무, 이상간, 이상길, 이상성, 이상정, 이상화, 이상백, 이상오) 북성로에 사립 도서관인 우현서루(友弦書樓)를 운영하는 등 대구지역 계몽운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대구 지역의 계몽운동을 주도하였고 이웃과 나눔을 생활화 한 이동진 집안사람들을 이장가(李庄家)라 부른다.

(6)용암산성 누리길=동구청에서는 <팔공산 올레길>에 포함되지 않은 용암산성 주변에 걷기길을 조성하여 <용암산성 누리길>이라 명명하였다. 봉무공원의 단산지, 불로동 고분군, 도동 측백수림, 바리고개, 대암봉과 옻골마을, 요령봉, 능천산 등은 단독으로도 걷기 좋은 길이고, 동구 문암산, 북구 화담산 지역과 연결하여 걸을 수도 있다. 대부분이 <팔공산 올레길>, <팔공산 왕건길>, <팔공산 녹색길>과 겹친다.

(7)월곡역사공원=달서구 상인동(월촌마을)은 이 지역에 500년 이상 세거한 단양 우씨 집성촌이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동한 월곡 우배선(1569~1620) 장군을 기려 단양 우씨 문중 땅으로 공원을 조성하였고, <월곡역사공원>으로 명명하였다. 우배선을 제향하고 있는 낙동서원(洛東書院), 월곡역사박물관, 민족정기탑, 의병장 우배선 선생 창의유적비, 의마비 등이 있다. 근처의 장지산(81m)을 포함하는 공원에는 소나무를 비롯하여 다양한 나무와 꽃으로 조경시설을 하였고, 각종 체육시설이 있다.

(8)장기공원=달서구 장기동에 있는 공원이다. 1965년에 근린공원시설로 지정되었으나 50년 이상 공원 조성이 방치되고 있다. 이 지역은 구씨와 장씨들이 개척한 마을이어서 구장터라 불렀으나 구씨들이 떠나고, 장터로 부르다가 장기동(張基洞)이 되었다. 대부분이 사유지이고 주변에는 3,000여 기의 묘지가 있어 보상비와 이장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근린공원으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장기동 건너편 마을을 거너실이라 부른다. 장기공원에서 서구 상리동(가르뱅이 위쪽 동네)의 상리공원과 연결하면 7km 정도의 도심 걷기길이 만들어 진다. 경로는 장동네거리~ 쉼터~산불초소~장기공원 입구~성서IC 진입로~용산동 서촌마을~용산지하도~상리공원이다.

(9)학산공원=옛 본리공원이고 달서구청 옆의 본동에 있다. 학이 날아와 앉은 모습이어서 학산(139.7m)이라 부르고, 정상 부근에는 전망대가 있어 일몰 풍경과 대구시 야경이 아름다워 출사지(出寫地)로 유명하다. 인근 동네에서 진입하는 진입로가 많고, 산책로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산책로 전체를 돌면 2km 정도이고 주민 체력 단련장으로 인기가 있으며 야간산책도 가능하다. 상원고등학교 쪽에는 <상인동 가스폭발 희생자 위령탑>이 있고, <태극단 학생독립운동비>도 있다.

(10)기타 대구의 소형 산책길=그 외에도 마을 주변의 짧은 산책로를 8개 구.군별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중구=경상감영공원,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대구읍성의 성곽을 따라가는 동성로, 서성로, 북성로, 남성로(약전골목) 걷기길, 순종어가길 등 △동구=망우공원, 신암 공원과 신암 선열공원, 봉무공원(단산지), 불로동(봉무동) 고분공원, 공산지와 문암산, 불로천변 걷기길 등 △서구=상리공원, 이현공원, 날뫼골 골목길, 달성토성 등(서구는 대부분이 공단 지역이어서 구민들을 위한 걷기길이 부족하다) △남구=앞산 빨래터 공원, 신천종합 생활체육 광장(신천강변길), 계명대 대명 캠퍼스, 영남이공대와 영남대 의료원, 대구교육대 교정 등 △북구=동변동 지역, 서변동 지역, 칠곡 지역, 학산~화담산 지역, 조야재, 침산공원, 연암공원, 대불공원, 경북대 캠퍼스 등 △수성구=대구스타디움 주변, 범어공원, 범어시민체육공원, 화랑공원, 수성못 둘레길, 파동 서원골 주변, 지산동 무학산 주변, 황금동 두리봉 주변, 성동 고산서당 주변 등 △달서구=이곡 생수공원(정자공원, 장미공원), 불미골 공원, 배실 공원, 와룡 윗공원(아랫공원), 갈산공원, 성서체육공원, 월배 공원, 도원지 월광수변공원, 대구수목원, 계명대 성서 캠퍼스, 계명문화대 캠퍼스 등 △달성군=함박산과 옥연지 송해공원 둘레길, 남평문씨 본리 세거지와 대구수목원, 달창저수지와 예연서원(퇴포산), 금계산과 노홍저수지, 약산(잠용산) 주변, 녹동서원과 삼정산(가창면), 정대숲과 가창댐(가창면), 관기봉과 소재사, 비슬산과 유가사 도성암, 현풍 대니산(407m), 달성도동서원과 진등산(281m), 달성노을공원, 마천산 둘레길(다사), 죽곡산과 디아크(다사), 다사체육공원과 해랑교 주변 등이다.

2017년 9월부터 10개월 동안의 <대구의 걷기길> 연재를 모두 마친다. 귀한 지면을 할애해준 대구신문, 대구의 걷기길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준 전남 순천의 임지인 화백, 제자(題字)를 써준 율산 리홍재 선생, 드론 사진과 멋진 풍경 사진을 제공해준 달성군청의 오종식 선생, 북구청의 황 선생을 비롯하여 걷기길을 함께 답사하고 각종 정보를 제공해준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주변의 친구들은 주말이면 답사나 트레킹 안내로 바쁜 나를 보고 머리나 손으로 글을 쓰지 않고 <발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 놀린다. 하지만 나는 튼튼한 다리와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걷기를 통해 보고 들은 것을 적어가는 나의 생활을 자랑으로 여긴다.

칼럼니스트 bluesunk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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