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침대까지 피폭?”…커가는 라돈 공포
“아이 침대까지 피폭?”…커가는 라돈 공포
  • 정은빈
  • 승인 2018.06.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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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침대류 피해상담 올 305건
라돈 검출 기준 초과 7종 공개 후
관련 품목 신고 접수건수 증가세
영·유아 둔 소비자 불안도 급증
건강팔찌 등 관련 제품 불신 커져
‘라돈 침대’ 사태로 인한 소비자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영·유아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장기간 침대 매트리스 사용에 따른 피해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침대 21종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된 것으로 밝힌 이후 ‘라돈 포비아(Radon+Phobia·라돈 공포증)’는 확산하고 있다. 원안위는 지난 15일 연간 피폭선량이 안전기준 1밀리시버트(mSv)를 초과한 침대 매트리스 7종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 25일 14종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침대 관련 소비자 피해상담·신고는 급증했다. 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대구지역에서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침대류 품목 피해상담·신고건수는 305건이다. 라돈 검출 침대 7종이 공개된 이후 관련 상담·신고는 부쩍 늘었다. 지난달 셋째 주와 넷째 주 일주일간 접수 건수는 각각 105건, 131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관련 품목 상담·신고는 대구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빗발쳤다. 올해 들어 전국에서 접수된 침대류 품목 소비자 피해상담·신고 건수는 총 2만2천500여건. 지난달 넷째 주 침대류와 스프링매트리스 품목 상담·신고는 각각 3천886건, 281건에 달했다. 특히 침대류 상담·신고는 전체 품목 상담·신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침대로 인한 소비자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가정에 영·유아를 둔 소비자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구지역 주부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는 지난달부터 34건의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신혼여행 때 구매한 이후 줄곧 4살인 아이와 함께 사용해온 라텍스가 라돈 검출 기준치 초과 품목에 포함됐다”며 “얼마나 많은 양에 피폭됐을지 생각하면 너무 불안해서 잠도 안 오고 눈물만 난다”고 했다. 또 한 누리꾼은 “기계를 대여할 곳을 찾아 직접 라돈 양을 측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라돈 성분을 포함한 원료 모자나이트가 제품의 음이온 방출 효과를 위해 쓰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음이온 효능 등으로 광고된 유사과학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안도 높아지는 양상이다. 논란 대상은 게르마늄 팔찌와 희토류 팔찌 등 이른바 ‘건강 팔찌’와 수소수 제품 등이다. 게르마늄 팔찌의 경우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있어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의 이용 자제 권고 대상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부작용 등 피해 방지를 위해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제품 사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일부 건강 보조기구·제품이 임상시험 등 객관적 근거 없이 인체에 유익한 것처럼 허위광고를 하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스스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무조건 믿지 말고 표시·광고된 복용 효과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실내 라돈 무료 측정을 지원한다. 정부는 라돈이 검출된 침대 21개 모델을 사용하는 가정을 우선으로 올 상반기까지 측정을 마치고 신청 순서에 따라 나머지 가정에 라돈 측정을 지원할 방침이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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