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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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0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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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배기 주연이

발뒤꿈치가 아파 아슬아슬 발끝으로 다닌다

병원을 가고 약을 발라도 통 효과가 없다



보다 못한 주연이 할매

할아버지가 쓰던 묵은 연장통에서

망치를 꺼내 나와 주문을 왼다



열 살 먹은 삼신 방

돌이 독짐 씌지

사람이 독짐 씌나



돌을 쪼듯 망치로

당, 당, 당,

발뒤꿈치 치고 치고 또 치고



어느 틈에 묵은 독 스르르 빠져나갔다



뒷집 지붕 고치다가 떨어진 목수 할아버지

저 세상에 가서도 손주를 고치시는가



사람이 독짐 씌나, 돌이 독짐 씌지



◇박순덕 = 경북 상주 출생. 2015년 시집 <붉은디기>로 등단.



<해설> 별 탈도 없는데 발뒤꿈치가 송곳을 찌르는 듯 아플 때가 있었다. 어른들은 돌에 쏘인 것이라 했다. 아무튼 독짐이 씌진 것인지 돌에 쏘인 것인지 발뒤꿈치가 쑤시고 아팠다.

그럴 때마다 할아버지가 망치로 돌을 쪼듯 발뒤꿈치를 두드려주셨다. 그러면 아픔이 싹 가셨다.

시골에서는 이 정도의 아픔에 병원에 가지 않았다. 형편이 녹록하지 못한 탓이다. 그냥 참으며 시간에 맡겨 두었던 그런 독짐 씌인 일도 있었다.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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