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보상금’ 왜 한국이 떠맡아야 하나
‘비핵화 보상금’ 왜 한국이 떠맡아야 하나
  • 승인 2018.06.0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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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얼마가 들지도 모를 북한의 ‘비핵화 보상’과 관련해 “한국이 북한에 경제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중국과 일본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미국은 많은 돈을 쓸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도 했다. 물론 북한의 핵 위협에 한국이 가장 크게 노출돼 있지만 이 문제가 미국 안보와도 무관하지 않다. 핵 협상도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 비용은 한국이 거의 떠맡으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달 “미국의 세금으로 북한을 지원할 수 없다”고 한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한국을 ‘안보 무임 승차국’이라고 말해왔다. 현재 한미 간에 진행 중인 주한 미군 방위비 협상에서도 한국의 분담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는 부담 없이 다만 민간자본만 북한에 진출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와 보상지원은 많게는 수백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혁철 국민대 교수는 북핵과 미사일 폐기 비용과 에너지 제공 비용, 경제 지원금이 21조원에 이를 것이라 했다. 국토연구원은 2013년 북한의 노후 인프라 교체에 44조원, 2014년 금융위원회는 북한의 철도 등 20년 간 인프라 구축 비용에 150조가 들 것이라고 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0년간 북한 인프라 투자비가 270조원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이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폐기에 공을 들이고 국제재제에 나서고 있는 것은 자국의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담판에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북한이 미국 본토에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날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도 한국은 끼어들 틈을 주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북한 비핵화에 무임승차하려는 것이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할 경우 우리의 북한 지원에 반대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1994년처럼 우리가 경수로 건설비용을 73%나 대고 북한에게 시간만 벌어주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중일 모두가 북한에 많은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 수혜국은 모두 우리와 함께 비핵화 보상금을 분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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