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色 입힌 스토리텔링 이뤄져야”
“지역色 입힌 스토리텔링 이뤄져야”
  • 윤주민
  • 승인 2018.06.04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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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연재를 마치며
전국적인 걷기길 열풍에
주제 없이 실적 위주 조성
되레 시민들에 혼란 안겨
옛 길 복원 체험학습 활용
지역 전통시장 상권 연계 등
특성 살린 활용안 모색을


대구의 걷기길을 연재하면서 느낀 점이나 바라는 점은 다음과 같다.



(1)대구읍성 둘레길과 영남대로 복원

대구군수 박중양은 1906년 대구읍성을 허물었다. 대구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유적이 허물어지고, 읍성의 6개의 문, 관덕정, 영영축성비, 대구부수성비 등도 철거되거나 흩어졌다.

하지만 읍성의 주변을 따라 동성로, 서성로, 남성로(약전골목), 북성로(공구골목)가 남아있으니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대구읍성 둘레길>을 조성하면 대구 근대화 과정을 돌아보는 체험학습장이 될 것이다.

더불어 <영남대로> 대구 구간을 고증하여 복원하면 역사적 사실이나 풍부한 스토리를 자랑하는 걷기길이 될 것이다.



(2) 민족시인 이상화 논란

민족시인 이상화는 대구문화를 빛낸 인물이다. 하지만 <이상화 고택>, <빼앗긴 들>, <이상화 무덤> 등을 두고 구청마다 경쟁적으로 관광마케팅을 하면서 시민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중구청의 <이상화 고택>, <이상화 문학제>, 수성구청의 <상화공원>, <상화로>, <상화 문학제>, 달서구청의 <상화기념관. 이장가 문화관>, <상화로>를 통합하여 <이상화 문학향기길>로 탐방 코스를 만든다면 더욱 멋진 테마 관광지가 될 것이다.



(3) 순종어가길 논란

중구청에서 <순종어가길>을 조성한 것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역사왜곡이자 친일 미화라고 지적하였고, 중구청에서는 치욕스러운 역사도 우리의 역사라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순종, 박중양, 이완용 등이 거론되는 인물마케팅은 다크 투어리즘이 아니라 역사왜곡이나 친일 미화에 가깝다.



(4) 걷기길의 명칭 문제와 주제별 탐방로 조성

2000년대 초반부터 전국적으로 걷기 열풍이 몰아쳤고, 전국의 지자체는 경쟁적으로 걷기길을 조성하였다. 하지만 조성 경위와 사업주체에 따라 걷기길의 명칭이 너무나 다양하다. 숲길, 누리길, 녹색길, 올레길, 둘레길 등의 명칭은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이러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간단한 명칭을 붙여야 하고, 지명을 딴 걷기길이 아니라 주제별(테마별) 걷기길 조성을 제안한다.

(5)청라(靑蘿) 언덕과 김광석 길

대구에서는 푸른 담쟁이 넝쿨이 우거진 동산의료원 선교사 사택 주변이 청라언덕이라 주장하고, 마산에서는 노비산 언덕이 청라언덕이라 주장한다.

논란은 가곡 <사우(思友, 동무생각)>의 작사자는 마산출신의 이은상이고, 작곡자는 대구 출신의 박태준이라는 것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곡의 내용이나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하면 청라언덕은 작사자의 고향인 마산 노비산 자락이라 생각한다.

청라언덕 논란과 대비 되는 성공사례가 <김광석 길>이다. <김광석 길> 덕택에 낙후된 방천시장 주변은 연 평균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핫 스팟(hot spot-활기 넘치는 곳)이 되었다. 김광석길 조성은 인물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로 평가된다.

(6) 전통시장의 상권회복을 위한 탐방길 조성

조선시대부터 전국적으로 유명한 대구의 전통시장은 약령시와 서문시장이다. 대구읍성의 북쪽에는 칠성시장이 생겨났고 신천의 방재(防災) 제방 옆에는 방천시장이 생겨났다. 대구읍성 남쪽의 남문시장은 현재의 남산동으로 옮겨갔고, 한국전쟁 이후에 생겨난 염매시장(廉賣市場)은 물건 값이 헐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도심에 있는 전통시장은 이제 시설을 재정비하고 주변의 명소와 연계하여 관광지로 개발해야 한다.

약령시와 염매시장은 <근대문화 골목길>과 연계하고, 서문시장은 <달성토성 둘레길>과 연계하고, 칠성시장은 <신천 강변길>과 연계하고, 방천시장은 <김광석 길>과 연계하고, 남문시장은 <가톨릭 타운>과 연계한다면 전통시장 탐방도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

(7)대구의 명품걷기길 지정을 제안한다.

대구시와 구청은 지난 10년 동안 팔공산, 비슬산, 앞산 지역에 경쟁적으로 걷기길을 조성하였다. 그래서 대구의 걷기길은 중복되거나 지자체장의 실적위주로 만들어져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관리가 소홀한 길, 스토리텔링이 안 된 길이 많다. 이제 건강한 의식을 가진 대구 시민이 대거 참여하여 대구를 대표하는 명품 걷기길을 지정하여 잘 가꾸어야 한다.

사람이 길 위에서 살아가고, 길을 걷는 것이 중요한 문화 활동이 되는 세상을 살면서, 걷기를 통해 건강을 증진시키고 문화적인 안목을 넓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선 후기의 문장가 유한준(1732~1811)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고 말한다. 따뜻한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면 대구가 보일 것이고, 그때 보이는 대구의 모습은 예전과는 다를 것이다. 대구를 사랑하기 위해 많이 걸을 것을 제안한다. 걷기는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보장할 뿐 아니라 피의 순환을 촉진하여 깊고 넓은 사고를 가능하게 만든다. 그래서 많이 걷는 사람만이 대구를 올바르게 느낄 수 있고,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bluesunk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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