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쓰려면 여당을” vs “보수 세결집 절실”
“힘 쓰려면 여당을” vs “보수 세결집 절실”
  • 강나리
  • 승인 2018.06.1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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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3지방선거 열전현장 - 수성구청장 선거
남칠우 민주당 후보 “매번 표 줘도 변한 게 없다” 2030세대에선 뚜렷한 우세
김대권 한국당 후보 “의리는 지켜야되지 않겠나” 중장년층 표심 “그래도…”
수성구청장후보
6.13 지방선거 대구 수성구청장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11일 출근길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칠우 민주당 후보, 김대권 한국당 후보.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대구 수성구는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이 절대 우위를 점하던 지역이다. 1995년 첫 지방선거 이래 꾸준히 보수 구청장을 배출해온 데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구청장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총선을 계기로 여당 지지세가 두터워지면서 수성구청장 선거판도 요동치고 있다. 변화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구의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수성갑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되면서 시작됐다.

‘김부겸 효과’에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도가 맞물리면서 수성구에선 여당 후보의 구청장 입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영남일보가 지난달 2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와 수성구청장 후보 지지도 조사를 벌인 결과, 민주당 남칠우 후보가 자유한국당 김대권 후보를 오차범위 밖인 10.8%포인트 앞질렀다.(세부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반면 아직까지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의 기초단체장 당선은 불투명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결국엔 자유한국당 김대권 후보에게 표가 쏠릴 것이라는 견해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 민심의 향배를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성구가 변하면 대구가 변한다

“대구도 힘 좀 쓸라믄 여당 뽑아야지.”

6·13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11일 대구 수성구 범물동에서 만난 시민들은 인물보다는 당을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 한국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중앙정부의 ‘TK패싱’이 더욱 노골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비쳤다.

동아백화점 수성점 앞에서 만난 자영업자 성모(54·수성구 범물동)씨는 “이젠 나이든 사람들도 정신차려야 한다”고 일갈했다. 성씨는 “내가 선거 때마다 주호영이 찍어주고, 이진훈이 찍어줘도 동네가 변한게 하나도 없다. 다 그놈이 그놈이다”며 “김부겸이 밑에 힘 있는 여당 구청장이라도 하나 있으면 그래도 좀 달라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2030세대에선 민주당 남칠우 후보의 뚜렷한 우세가 감지됐다.

직장인 배정호(35·수성구 범어동)씨는 “이미 마음을 정했다. 대구의 중심인 수성구부터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며 “이번에도 한국당이면 대구는 진짜 왕따 된다”고 했다.

남칠우 후보는 ‘김부겸 후광’을 등에 업고 막판 세몰이에 전력을 쏟고 있다. 남 후보는 “지금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고 지지율도 높게 나와서 이길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숨어있는 보수표가 어느정도인지 몰라 안심할 수는 없다”며 “22년의 기다림과 4전 5기의 간절함으로 주민들의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수성구를 지켜야 보수를 지킨다

“먹고 살기 힘든 동네에서나 민주당 찍는거 아이가.”

60대 이상 장년층의 표심은 여전히 ‘미워도 다시 한번’, ‘그래도 보수’였다.

11일 수성구의 한 경로당에서 만난 이윤조(82·수성구 황금동)씨는 “찍을 놈은 없지만 ‘의리’는 지켜야되지 않겠냐”며 혀를 찼다. 하지만 한국당을 찍자니 ‘꽉 막힌 꼴통’이 되는 것 같고, 민주당 후보를 택하자니 보수가 이대로 무너지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씨는 “다른 동네는 몰라도 부촌에서 민주당은 절대 안 된다. 수성구만큼은 보수 구청장을 앉혀서 권력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사람 모르고 뽑아도 결국 당 색깔을 따라가게 돼 있다”고 했다.

수성구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한 주민은 “이 동네에선 한국당이 계속 해먹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후보가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알리자 “도대체 누구한테 조사한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자영업자 박모(여·63·수성구 만촌동)씨는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 여긴 다른 동네보다 생활 수준이 확실히 높다”며 “보수 구청장이 지금처럼 잘 해줄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대권 후보는 “보수 세 결집이 이뤄지고 있어 당선을 자신한다”며 “문 정부의 절대 권력을 방지하고 대구를 지킨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남은 기간 열심히 달리겠다”고 밝혔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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