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안된 ‘근로시간 단축’은 재앙이다
준비 안된 ‘근로시간 단축’은 재앙이다
  • 승인 2018.06.2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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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을 앞두고 “단속과 처벌보단 6개월 계도기간을 달라”고 고용노동부에 요청했다. 경총은 또 연장근로와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는 한편 현재 20일로 못 박은 계도기간을 6개월로 늘려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급격한 제도 개편에 대처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좀 더 달라는 절박한 호소를 외면해선 안 된다.

근로시간 단축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현장의 혼란은 여전하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상시근로자수 300인 이상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바를 보면 업체들은 근로시간 단축법안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노사합의 시 연장근로 추가 허용(88.9%)’과 ‘탄력적근로시간제도 기간 확대(55.6%)’를 건의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단위기간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83.3%가 현행 3개월 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활력이 모자라는 대구산업계가 자칫 수렁에 빠질 우려가 짙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7월1일부터 주 52시간제 태풍에 대해 무신경하다. 그는 이달 초 “옛날 주 5일 근무를 도입할 때 나라가 망할 것처럼, 기업들이 다 도산된다고 했는데 정착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일단 해보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정 근로기준법은 매우 엄격하다. 법을 어긴 사업자는 2년 이하 징역형이나 20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자칫 범법자가 무더기로 나올 판이다. 기업 입장에서 이처럼 중대한 사안인데도 고용부가 아직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니 큰일이다.

준비 안 된 근로시간 단축은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재앙이다. 7월1일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 여파로 경북도에서는 ‘버스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당장 내달 1일부터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도내 지역시내버스, 농어촌 마을버스 운행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불만이 비등하자 고용부는 뒤늦게 연말까지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한다.

지금의 사태는 고용부가 정책의 걸림돌이다. 지자체들도 뒤늦게 긴급회의를 여는 등 부산을 떨지만 역시 허장성세다. 당장 고용부는 연장 근로라도 허용해 달라는 산업계의 호소와 ‘6개월 계도’ 건의를 수용하고 사태수습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근로시간 개편의 연착륙을 위해서라도 산업계의 건의를 대폭 수용하는 결단을 내리고, 정책혼란을 초래한 고용부장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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