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에 대한 편견
색깔에 대한 편견
  • 승인 2018.06.2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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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선 대구교육대
학교 대학원아동문
학과 강사
동양 여행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게 사원 순례라면 유럽 여행 코스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성 지 순례다. 성당을 성모발현성당(바실리카라), 대성당(까델라) 성당안의 소성당(카필리스) 세 종류로 구분하는데 이번에 스페인, 포르투칼여행에서 성모발현성당인 몬세라트성당과 파티마성당을 비롯하여 성가족대성당, 세비아대성당, 똘레도대성당을 순례하였다. 그런데 스페인 몬세라뜨 성당을 찾았을 때, 특이하게도 검은 피부의 성모상을 만났다. 마침 단체 수학여행 온 중학생들이 성모상 앞에 줄서서 기다리다가 자기 차례에 성모상의 오른손에 들고 있는 둥근 공을 한 번씩 만져보며 소원을 빌고 내려왔다. 9세기에 어린 목동 앞에 성모님이 발현하셨고 그 동굴에서 검은 성모상이 발견되어 도시로 옮기려했으나 꼼작하지 않아 발견된 몬세라트에 그대로 모시고 몬세라트 수도원을 지었다고 한다. 왜, 누가 성모님의 피부를 검게 조각했다는 전설은 없단다.

문득, 스위스에 있는 검은 성모상이 생각났다. 스위스 아인지델른 수도원의 검은 성모상은 에첼산 기슭에서 은거하던 마인라트가 힐데가르트 수녀의 청으로 만들었고 수세기에 걸쳐 양초에 그을려 검어졌다는 전설이 있다. 그에 비추어 몬세라트 성당의 성모상을 나름대로 추측해보았다. 동굴에서 발견된 만큼 동굴에서 지내던 목동의 양초나 밥 짓는 그을음 때문에 검게 변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가 검은 성모상 앞에 섰을 때 피부가 검다고 핍박받는 아이들의 모습이 비쳐 보였고 그들에게 이르는 성모님의 말씀이 또렷하게 들렸다.

‘무릇 피부가 검다고 차별받고 무시당하는 어린 양들아. 차별과 핍박에 마음 두지 마라. 내가 너희와 함께 하겠다.’

아마도, 검은 피부 때문에 업신여김을 당하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해주기 위해 성모님 스스로 검은 피부로 변하셨으리라. 사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보면 피부가 검다는 놀림과 무시로 마음에 상처가 너무 깊다. 어떤 꼬마는 자기 피부의 검은 살갗을 희게 해보려고 몇 시간씩 때솔로 피부의 껍질을 벗겨 피가 나게도 하고, 어떤 꼬마는 흰 피부를 갖고 싶어 흰 우유를 많이 먹다 배탈이 나기도 했단다. 흰 피부, 흰색이 왜 그리 부러울까? 백인종은 그들의 피부색인 흰색이 이상적인 종족상을 나타낸다고 믿고 있다. 서구의 동화책들을 봐도 백인 우월주의 내용이 많아 불편하다. 하지만 세계인을 상대로 색깔 선호도를 조사했을 때 흰색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여성 2%에 머물렀다. 반면에 아프리카인들은 검정색을 가장 좋아했다. 황인종 중 최대 인구를 가진 중국인은 황색을 좋아하는데 중국의 3황 중의 하나인 태호복희의 여동생인 ‘여와(이름이 여호와랑 비슷하고 연대도 비슷하다)가 흙으로 사람을 빚어 구운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너무 덜 익은 흰색은 서쪽으로 보내고, 너무 탄 검정색은 남쪽으로 보내고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색인 잘 익은 노랑색은 중앙에 남게 하였다는 이야기다. 모두 자기 민족 중심의 이야기다.

요즈음 세계 화장품 회사도 흑인을 위한 메이크업 제품을 만들고 패션쇼 모델로 흑인여성들이 많다. 젊은이들 사이에 검은 여자를 뜻하는 이름도 인기가 높다. ‘라일라(페르시아 이름)’ ‘멜라니(그리스 이름)’ ‘파멜라(영어 이름)’ ‘모레나(이탈리아 이름)’들이다. 검은색의 매력에 끌리는 심리는 검은색 양복을 입고 검은색 리무진을 타고 검은색 서류 가방을 들며 자기 과시 효과를 기대한다.

사람이 진정 품위 있게 살려면 색깔에 대한 편견은 놓아버리고 흰색이든 검은색이든 서로 존중하며 자긍심으로 살 일이다. 제주도 소년 오연준이 부른 ‘바람의 빛깔-Schwartz Steve, Menken Alan Irwin의 작사, 작곡’ 노래말이 이 모든 편견을 씻어주고 있다. ‘사람들만이 생각 할 수 있다. 그렇게 말하지는 마세요. 나무와 바위 작은 새들조차 세상을 느낄 수가 있어요. 자기와 다른 모습 가졌다고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요. 그대 마음의 문을 활짝 열면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여요. 달을 보고 우는 늑대 울음소리는 뭘 말 하려는 건지 아나요? 그 한적 깊은 산속 숲 소리와 바람의 빛깔이 뭔지 아나요? 바람의 아름다운 저 빛깔을.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서로 다른 피부색을 지녔다 해도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죠.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눈이 필요 한 거죠.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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