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곽외부터 기용하십시오
먼저 곽외부터 기용하십시오
  • 승인 2018.06.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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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논단
박동규
전 중리초등교장
학급회장 선거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 실시한다. 이때부터 학생들은 선거권자가 된다. 2학년 아이들은 전체 학생의 반 이상이 회장이나 부회장이 되겠다고 손을 높이 든다. 고학년이 될수록 회장을 하지 않으려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경쟁에서 이기면 기쁘고 떨어지면 부끄러움을 이때부터 알게 된다.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결국 당선된 사람은 한 사람뿐이다. 떨어진 사람들은 다음 기회를 엿보며 절치부심한다.

안데르센 동화에 ‘누구누구 높이 뛰나?’가 있다.

옛날에 임금님이 외동딸을 시집보내기 위하여 높이뛰기대회를 열었다. 경기대회 날 임금님은 넓은 궁궐을 모든 사람에게 개방하고 구경하러 온 사람들은 대회의 심사자가 되도록 하였다. 참가 선수로 벼룩, 풀무치, 방아벌레가 신청을 하였다. 모두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벼룩은 순간도약에 적합하도록 뒷다리가 발달되어 있다. 풀무치는 높이 올라가 멀리까지 갈수 있지만 장애물이 있는 것은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다. 방아벌레는 다리가 짧다. 뒤집어 지면 툭하고 튀어 올라 몸을 바로 한다.

팡파르가 울리고 모든 사람들의 박수 속에 벼룩이 나타났다. 벼룩은 자신 있는 표정을 짓더니 힘껏 뒷발을 차고 올랐다. 그런데 너무 순간적이어서 임금과 공주는 물론 구경하는 사람들 모두는 벼룩을 보지 못했다.

다음으로 풀무치가 미소를 지으며 나타났다. 풀무치는 뒷다리에 힘을 주고 날개를 활짝 펼쳤다. 그런데 임금님의 얼굴에 부딪혀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발을 옮기던 임금님의 발에 밟혀 풀무치는 즉사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나타난 방아벌레는 뒤집혀 있다가 반동으로 몸을 바로 세우며 옆으로 튕겨서 사뿐히 황금의자에 앉아있던 공주님의 무릎위에 살포시 얹혔다. 모든 사람들이 방아벌레의 높이뛰기 기술에 박수를 보냈다.

방아벌레는 모든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공주와 결혼을 하였다.

사라진 벼룩, 발에 밟혀 죽은 풀무치도 장단점은 있다. 이것은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와 비슷하지 싶다. 어떻든 분란이 일어나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사마천의 사기에 ‘선시어외’의 고사가 있다. ‘먼저 곽외부터 기용하십시오.’라는 뜻이다.

중국 연나라 소왕이 인재를 구한다는 소문을 듣고 곽외라는 선비가 찾아왔다. 곽외는 소왕에게 ‘예의를 다하여 받들고 겸손한 자세로 가르침을 청하면 자기보다 백 배나 훌륭한 인재가 모여들고, 경의만 표하면 자기보다 열 배 훌륭한 인재가 모여들고, 상대방과 똑같이 행동하면 자기와 비슷한 사람만 모여들고, 의자에 앉아 곁눈질이나 하면 소인배가 모여들고, 무조건 화를 버럭 내고 야단친다면 노복들만 모일뿐이다.’라고 간한다.

그 말에 소왕이 “누구에게 가르침을 청하면 좋겠느냐?”고 반문한다.

“옛날 어느 왕이 천금을 걸고 천리마를 구한다고 했습니다. 3년이 지나도록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천리마를 구해오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석 달 후 그는 죽은 말의 뼈를 5백금에 사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왕은 크게 노하여 그를 바보라 야단쳤습니다. 그러나 그 사나이는 왕에게 간하기를 ‘죽은 말을 5백금이나 주고 샀다는 소문이 퍼지면 살아있는 말에는 훨씬 많은 돈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 사방에서 천리마가 모여들 것입니다.’하고 아뢰었습니다. 정말 1년도 채 안되어 천리마가 세 마리나 모여 들었다고 합니다.”

소왕이 재차 “그 의견을 듣고자 한다.”고 조바심을 냈다.

“지금 대왕께서 진심으로 인재를 구하고 싶으시다면 ‘선시어외’하십시오. ‘먼저 이 곽외부터 기용하면’ 저보다 훌륭한 인재들이 천릿길도 마다않고 모여들 것입니다.”

소왕이 감동으로 곽외를 스승으로 기용하자, 그 소문을 듣고 인근의 여러 나라에서 훌륭한 인재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연나라는 나날이 부국강병 해져서 전국시대 7웅이 되었다. ‘선시어외’는 ‘큰일을 이루려면 먼저 가까운 일부터 시작하여야 한다.’는 의미도 있다. 어디 정치뿐이랴!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가장 가까운 학생을, 모범의 본보기 자료로 삼는 것이 바로 ‘선시어외’이다. 누구에게나 좋은 자료는 가장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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