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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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2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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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들 -필라멘트김만수
◇김만수 = 경북 포항 출생. 1987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장시 ‘송정리의 봄’. 시집 ‘소리내기’, ‘햇빛은 굴절되어도 따뜻하다’, ‘오래 휘어진 기억’, ‘종이눈썹’, ‘산내통신’, ‘메아리 학교’, ‘바닷가 부족들’ 등.


붉고 작은 목소리

가만히 차오르며 데워지다 소리 없이

숨어버린다

가을 어장은 늘 그랬다

투명하고 얇은 유리알을 잡고 흔들어본다

사각사각 곡면을 스치는 소리

눈 내리는 하늘 한쪽으로 밤새 어둠 속

길을 내고 있다

그 발치에는 일찍 꺼진 저녁이 고여 있고

작은 불빛을 따라가며 포구는 자꾸

입구를 오므리고 있다

더 드나드는 바람이 없고

블라인드를 내린 가슴들이 소주를 마시며

물속 깊이 밝아오를

필라멘트를 기다리는 밤은 깊다

뿌우연 곡면

속에도 밖에도 얕은 어둠이

슬렁슬렁 빠져나가고 있다


◇김만수 = 경북 포항 출생. 1987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장시 ‘송정리의 봄’. 시집 ‘소리내기’, ‘햇빛은 굴절되어도 따뜻하다’, ‘오래 휘어진 기억’, ‘종이눈썹’, ‘산내통신’, ‘메아리 학교’, ‘바닷가 부족들’ 등.

<해설> 필라멘트는 진공관 안에서 전류에 의해 빛을 내는 가느다란 텅스텐선이다. 시인은 암울한 어촌의 삶 속에서 빛을 그리고 있다. 빛은 시어 적 발상에서 볼 때 희망을 상징한다.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자에게 어둠은 술렁술렁 빠져나간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듯 어촌의 밝은 내일이 기대된다 하겠다. -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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