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차린 한국당…쇄신 모임 ‘싸움만’
정신 못차린 한국당…쇄신 모임 ‘싸움만’
  • 이창준
  • 승인 2018.06.2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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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총회, 계파 충돌 재연
친박 “김성태 대행 사퇴
김무성 탈당하라” 요구
복당파 “金 대행체제 유지
내부 비대위 구성” 제안
5시간 20분 ‘마라톤 회의’
해법 못찾고 내홍만 심화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수습을 위해 21일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친박계와 비박계가 결국 정면 충돌했다.

당초 이날 의총은 혁신비대위 구성 등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쇄신안을 논의하고 추인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계파간 갈등만 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10시께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개회하면서 “계파 간 갈등으로 한국당이 분열하고 싸우는 구조는 제 직을 걸고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면서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비공개 의총에서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에 대한 사퇴요구와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에 대한 탈당 요구까지 나오면서 양 진영 간 해묵은 갈등이 폭발했다. 발단은 지난 19일 언론에 보도된 비박계이자 복당파인 박성중 의원의 메모였다. 메모에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완구, 김진태 등등 박명재, 정종섭’,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는 내용이 담겨 논란을 일으켰다.

친박계 의원들은 비박계가 당권을 장악한 후 인적 청산에 나서려는 시도로 보고 메모에 이름이 거론된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장우 의원은 “있지도 않은 사실로 당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진태 의원도 “이 와중에도 당권을 잡아 상대편을 쳐낼 생각만 하고 있다. 그 모임에 김성태 대행도 참석했으니 책임져야 한다”며 복당파 의원들을 겨냥했다.

박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거나 탈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대행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앙당 해체,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라는 독단적 의사결정을 했다는 책임론도 불거졌다.

특히 성일종 의원은 오는 2020년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에 대해서도 보수 몰락에 책임을 지고 탈당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복당파들이 반발했다. 강석호 의원은 대구신문에 “박성중 의원 얘기 중 ‘목친다’는 등의 얘기는 없었다. 과거 구당파가 당을 걱정하기 위해 모였다”며 “양쪽이 계파를 인정하고 이제 서로 만나서 조율하자. 그리고 외부 비대위 하지 말고 내부 비대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안상수 의원은 “비대위 구성이나 국회 원 구성은 물론, 정부 정책의 난맥상 등을 지적하고 야당의 역할을 해나가려면 김성태 대행이 그대로 하는 게 맞다”며 김 대행을 옹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만희 의원은 대구신문에 “차례가 돌아오지 않아 발언을 못했지만 많은 얘기가 오갔다. 결론을 낸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시간이 조금 더 지나야 될 것 같다”면서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5시간 20분 동안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마라톤 의총’을 했지만, 당 쇄신방안과 관련한 해법은 찾지 못하고 계파 간 내홍만 깊어진 셈이다.

이날 의총에는 의원 112명 가운데 90여명이 참석해 40여명이 발언했다.

김 대행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수습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많은 의견이 제시됐다. 이를 중심으로 앞으로 당이 혁신하고 변화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들이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에 참패를 안겼는데 현재까지 김무성, 윤상직 의원만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서청원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면서 “불출마를 선언하는 의원이 40~50명은 나와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제대로 혁신해야 국민들이 한국당에 기회를 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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