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자 ‘풍운의 삶’ 마침표…‘3金’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2인자 ‘풍운의 삶’ 마침표…‘3金’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 이창준
  • 승인 2018.06.2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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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노환으로…향년 92세
6대 총선 당선 ‘9선 국회의원’
5·16쿠데타 계기 정치 전면에
DJP연합 공동정권 창출도
JP빈소찾은조문객들
24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풍운의 정치인’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다.

김 전 총리가 작고함으로써 3김 정치의 주인공이었던 김대중·김영삼·김종필 세 사람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했다.

지난 1926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김 전 총리는 서울대 사범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지난 1963년 공화당 창당을 주도하고 그해 치러진 6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 7·8·9·10·13·14·15·16대를 거치며 9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 전 총리는 1961년 처삼촌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에 가담하면서 현대 정치사의 전면에 등장했으며, 같은 해 중앙정보부를 창설해 초대부장에 취임한 것을 시작으로 줄곧 영원한 ‘2인자의 길’을 걸어왔다.

공화당 창당 후 1963년 2월 ‘자의반 타의반’ 첫 외유를 떠난 데 이어 한일 국교정상화 회담의 주역으로서 대일 청구권 문제와 관련된 ‘김종필·오히라 메모’ 파동으로 6·3사태가 일어나자 1964년 또다시 2차 외유길에 올랐다. 이후 1971년부터 1975년까지 4년 6개월 간 국무총리를 지내며 승승장구했으나, 1980년 신군부의 등장과 함께 ‘권력형 부정축재자 1호’로 몰려 구속되기도 했다.

김 전 총리는 1986년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하고 1987년 13대 대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러나 1988년 치러진 13대 총선에서 충청권을 기반으로 35석의 국회의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 오뚜기처럼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그는 이어 내각제를 고리로 1992년 대선에서 김영삼(YS) 당시 대선 후보를 지원했으며, 1997년 대선에선 자신이 창당한 자유민주연합 후보로 다시 대권에 도전하던 중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성사시키며 김대중(DJ)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함으로써 국민회의·자민련 공동정권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내각제 파동과 16대 총선 과정에서 쌓인 공동정권 수장 사이의 앙금은 결국 2001년 9월 공조 파기로 이어졌다. 김 전 총리는 2004년 17대 총선을 통해 재기를 시도했으나 참패를 당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김 전 총리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쿠데타 원조에서부터, 풍운의 정치인, 영원한 2인자, 경륜의 정치인, 로맨티스트 정치인 등 그에 따라붙는 여러 별칭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산증인으로 영욕과 부침을 거듭한 삶을 살아왔다.

김 전 총리의 측근은 “생전에 국립묘지에 가지 않고 부인 고(故) 박영옥 여사가 묻혀 있는 고향의 가족묘원에 묻어달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의 유족으로는 아들 진씨, 딸 예리씨 1남1녀가 있다. 장례절차는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에서 27일 오전 8시 영결식을 개최하고, 9시에 발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김 전 국무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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