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사람’만 바라보며 직진…도청 이전 숙원 해결
‘현장’·‘사람’만 바라보며 직진…도청 이전 숙원 해결
  • 김상만
  • 승인 2018.06.27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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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도정 마무리 앞둔 김관용 경북도지사

구미시장~도지사 총 6선 기록

지방자치 산 증인…분권 씨앗 뿌려

보수 수호 책임감에 대선 도전도

확고한 추진력에 ‘들이대’ 별명

“첫 공약 ‘도청 이전’ 완수 보람

도민 위한 일 물불 가리지 않아

공들였던 실크로드 프로젝트

신북방경제 견인하게 될 첨병”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행정 현장에서 물러난다. 구미시장에 이어 경북도지사까지 민선 6선의 대기록을 남긴 김 지사는 평소 “현장에 답이 있다”며 경북의 곳곳을 누비며 현장행정을 실천했다. 경북의 균형발전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경북도청을 안동·예천으로 옮기고 접근성이 취약했던 북부권와 동해안 권역에 SOC 지도를 바꿔 놓았다. 도내 권역별 발전전략을 수립, 지방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기반을 조성했다. 김 지사는 42년생으로 75세가 됐지만 퇴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젊은이들 못지 않은 혈기로 경북도의 앞날을 설계하고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김관용지사인터뷰사진(1)
김관용 경북도지사


-구미시장에 이어 경북지사까지 총 6선의 기록을 세웠다. 소회는?

△고향 구미와 경북도를 위해 일해보고자 한 도전이 대한민국 초대 민선 자치단체장으로 시작해 어느덧 6선을 마친다.

교사로 시작해 단체장까지 따져보니 57년을 공직자로 보냈다. 반백년이다. 공직생활은 나의 삶 전부나 다름없는 셈이다. 중앙으로부터 제안과 유혹도 많았지만 지방의 절박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떠나지 않고 지방을 지켜왔다. 소위 돈도 빽도 없는 서민이 민선제도로 시장도 되고 도지사도 될 수 있었다. 대한민국 유일의 민선6선의 기록도 시도민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그런 시도민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정말 일에만 빠져 살아왔다. 시장과 도지사가 약속을 지킬 때 그들에겐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 일중독 도지사, 드리대(DRD) 도지사란 별명도 그 덕분에 얻은 훈장이라 생각한다.

‘일’밖에 모르는 삶을 살아왔고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소신으로 뛰고 또 뛰었다.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해, 하나의 기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밤을 새며 노력했다. 경북의 자존을 지키고 경북의 정체성을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승화시키고자 온 힘을 쏟기도 했다. 도민의 요구, 시대의 사명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에 밤잠 설쳐가며 힘든 줄 모르고 한 순간 한 순간 최선을 다했다. 도민과 함께 일궈 온 많은 성과들은 경북이 새로운 꿈을 이뤄나가는 또다른 디딤돌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산 증인,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 역임 등 경험에 비춰 바람직한 지방자치관과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한 대정부 주문은?

△올해로 지방자치는 23살이 되었다. 성년의 나이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성장하지 못했다. 발육부진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3분의 1이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세-지방세 비율은 8:2이나 세출은 4:6인 기형적 재정 구조와 7:3의 국가-지방 사무비율은 지방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지방분권은 필수 불가결하다. 권력 집중, 지역 불균형 발전, 실질적 민주주의와 같은 거대 담론이 지방분권에 걸려있다. 우리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슬픈 역사를 거쳤다. 이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려 한다. 분권과 개헌이 논의되고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지금이 지방분권의 씨앗을 뿌릴 적기다.

우선 헌법에 지방자치를 강화하는 규정을 명문화해야 한다.‘지방분권 국가’를 천명하고, 자치입법권, 재정권, 조직권을 보장하는 근거조항을 마련해야한다. 지방자치 강화를 위한 법령개정도 필요하다. 국가 사무를 지방으로 이양해서 지자체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자주적인 재정권 확보를 위해 11%에 불과한 지방소비세와 19.24%의 지방교부세율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6선 동안 지방자치단체장을 수행해 보니 지방분권론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모든 자원과 사람을 수도권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동안 지방은 고사 직전에 이르렀다. 국토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50%가 살며, 주요 기업·대학·의료시설이 몰려 있다. 지방에도 사람이 산다. 이제 지방분권으로 ‘도민의, 도민에 의한, 도민을 위한’지방발전의 기회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지난해 대선에 출마한 것은 비수도권 광역단체장으로서도 이례적이었다. 당시 많은 사람은 대선 출마 이유를 궁금해 하고 있는데?

△작년 초 사상초유의 탄핵사태가 빚어졌다. 국가 비상사태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보수가 궤멸상태로 빠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현장 전문가이자 6선의 자치단체장으로서 두고 볼 수만은 없었기에, 도민의 진심어린 지지와 외부의 요청으로 큰 결심을 하게 되었다. 보수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그 맥을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대선출마를 결정했다.

경선에 참여하게 되면서 중앙정치 무대에 서게 되었다. 20여년간 지방자치 현장을 지켜왔지만 중앙에서는 정치신인이나 마찬가지였다. 또한 탄핵 심판 후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탓에 국민의 마음을 얻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기에 후회하지 않는다. 지방에서도 대통령 후보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지방에도 사람이 산다’는 것을 중앙 정치권에 확실히 각인시킨 것이다.

또한 지방분권론자이자 균형발전론자로서 소신과 비전을 알리는 계기도 되었다. 중앙집권에 기반 한 수도권 중심의 발전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2011년 이후 한국 경제 성장률은 세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 경제뿐만이 아니다.‘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액튼 경의 말과 같이 사상 초유의 장미대선도 결국 중앙집권적 권력구조가 초래한 것이다. 경선의 참여도 이러한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좀 더 알리고 지방민에게 큰 꿈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했던 것이다.

-임기 중 보람을 느끼는 최대의 치적사업은 무엇인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사업은 단연코 도청이전이다. 2006년 경북도지사 첫 선거에 내건 공약이자 경북도의 숙원사업을 완수했기 때문이다. 도청의 이전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됐으나 유치를 희망하는 각 시군 입장이 첨예하게 맞섰다. 그래서 철저히 객관적인 절차를 거쳤다. 연고 없는 60여명의 대학교수를 불러 타당성을 조사하고, 도의회 전원의 동의를 받아내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절차를 거쳐 이전지를 예천, 안동으로 결정하였다. 마침 경상북도 개도 700주년(2014년)이 다가오고 있었다. 역사적인 그 해에 도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기에 도읍을 옮기는 과업을 착실히 준비해 나갔다.

도청이전은 단순한 청사이전을 넘어 정체성의 재확립을 의미한다. 행정과 문화, 혼(魂)이 함께 옮겨지는 대역사인 것이다. 당초 25층의 빌딩으로 건축될 도청을 총 다섯 채의 기와도청으로 건축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도청의 문화접근이 시작된 것이다. 앞으로 대구, 포항, 구미와 함께 신도청이 힘찬 사륜구동이 되어 세종시와 함께 36도 허리경제권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농사만 잘 지어도 부자가 되는 농촌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전국 최초로 설립한 농민사관학교 역시 빠질 수 없는 성과다. 2007년 개교 이후 11년 간 1만 6천여명의 전문 영농인을 양성해온 자랑스러운 사업이다. 입학경쟁률이 6:1인 과정이 있을 만큼 도민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체계적인 과정을 통해 농어업 인재양성에 힘써왔기에 귀농인구 13년 연속 1위, 농업소득 5년 연속 1위라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임기 마지막까지 신경을 쓸 정도로 공을 들인 사업이다. 최근에는 청년CEO 사절단과 함께 러시아를 방문해 시베리아 횡단열차(TSR)을 탑승해 초원의 길을 탐방하기도 했다. 앞으로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남북평화의 통일시대를 맞이해 신북방경제를 견인하는 첨병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후배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95년 지방자치제가 민선으로 바뀌면서, 6기에 이르기 까지 구미시장과 경북도지사를 지내왔다. 어쩌면 내 인생이 곧 한국 지방자치의 역사다. 어떤 목표를 정해 무엇이 되겠다는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열정을 다해 오다보니 이제 후배 자치단체장들에게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정도는 된 것 같다. 스스로에게 뿌듯한 맘도 생긴다. 김관용 하면‘현장’과‘사람’이 떠오른다고 한다. 간결하지만 그 안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

모든 자치단체장의 집무실은 현장이어야 한다. 모든 생각과 행동의 기본을 주민이 있는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예상치 못한 문제일수록 현장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민을 위해 필요한 일이면 물불 가리지 않고 무조건 들이댄다고 하여 도민들이 지어준‘드리대(DRD)’도지사라는 자랑스러운 별명도 이런 신념이 있었기에 얻을 수 있었다.

또 하나 사람중심의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 자치단체장이 되기 위한 유일한 조건은 민심이다. 결국 사람이 사람을 뽑는 일이다.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서툴더라도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함께 울고, 웃을 때 주민은 잊지 않는다. 일자리, 복지 모두 사람 사는 문제이기에 그들의 삶을 좌우할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함에 있어서도 우유부단해서는 안 된다. 냉철하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자치단체장이 약속을 지키면 주민은 희망을 얻게 된다.

김상만기자 ks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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