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와 위헌법률심판
양심적 병역거부와 위헌법률심판
  • 승인 2018.06.2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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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한국소비자원 소송지원 변호사
6. 28.자로 헌법재판소에서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사람을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에 대하여는 재판관 4(합헌) 대 4(위헌) 대 1(각하) 의견으로 종전과 같이 합헌 결정을 하였지만 대체복무제를 병역의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조항은 재판관 6(헌법불합치) 대 3(각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고, 이에 덧붙여 대체복무제도를 병역의 종류로 새로 정하지 않으면 해당 법조항은 2020년 1월1일부터 효력이 상실되는 것으로 하였다.

헌재는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여부를 심판하여 재판관 6인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경우 위헌 결정을 하여 해당 법률을 무효로 만들 수 있다.

재판관 9인 중 다수결인 5명이 위헌으로 판단하여도 위헌 결정을 할 수 없고 2/3인 6명의 찬성이 있어야 위헌 결정을 할 수 있다. 헌법재판에서 다수결을 채택하지 않고 2/3이라는 많은 수의 위헌 판단을 요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법률 제정은 국회의 고유권한이고, 국회는 국민들의 직접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기관이지만 헌법재판소는 직접선거가 아닌 대통령, 대법원, 국회 등에서 간접적으로 선출하는 기관인 점을 고려하여 법률의 효력에 다소의 논란이 있을 때도 국회의 뜻을 존중하여 합헌으로 보되 재판관 6명의 위헌 판단이라는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위헌이 인정될 경우에는 아무리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만든 법이라도 그 피해가 너무 심각하여 그대로 둘 수 없으므로 위헌법률결정을 하여 그 법의 효력을 소멸시키도록 한 것이다.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면 곧바로 무효화시키는 것이 원칙이지만 위헌법률을 곧바로 무효화할 경우 법률의 공백이나 많은 혼란이 발생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할 수 있다.

헌법불합치결정을 할 경우 해당 법률의 개정시기를 명시하고 그 시기까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그 법조항은 무효가 되도록 하였다.

이번 사건에서 병역법 제5조가 오로지 군사훈련을 전제로 한 현역·예비역·보충역·병역준비역·전시근로역 등으로만 규정하고 있고 양심적병역거부자를 위하여 대체복무제도는 전혀 없으므로 위헌이지만 위 조항을 곧바로 무효화할 경우 2018. 6. 28. 이후에는 현역병 제도가 없어지는 것과 동일하여 더 이상 군인을 징집할 수 없는 엄청난 사태가 발생하므로 비록 위헌법률이지만 하는 수 없이 그 효력을 2019. 12. 31.까지 유지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대체복무제도를 만들지 않으면 2020. 1. 1.부터는 현역병 징집의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국회는 아무리 늦어도 2019. 12. 31.까지 대체복무제가 들어간 병역법을 만들어야 한다.

한편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여도 특정 전쟁을 반대하는 선택적 병역거부는 인정될 수 없다.

그 이유는 선택적 병역거부는 양심의 자유가 아니라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헌법에 준하는 독일기본법에는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명시적인 내용을 두어 혼란이 없으나 우리나라 헌법에는 단순히 양심의 자유만을 규정하고 있고 반대로 국방의 의무 규정까지 두고 있으므로 헌법 학자들 사이에 해석상 많은 다툼이 있었고 양심적 병역거부를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이를 인정할 경우 양심적병역거부를 가장한 병역기피자가 급증할 위험이 있고 분단국가의 현실에서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헌재결정에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전심사와 엄격한 사후관리 절차를 갖추고 현역복무와 대체복무 사이에 난이도나 기간과 관련해 형평성을 확보해 현역복무를 회피할 요인을 제거한다면, 심사의 곤란성과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 증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지만 실제로 병역기피자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고,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광범위한 편법이 판치는 현실에서는 시행 초기 많은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심적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지만 병역기피자를 구분하는 정교한 시스템의 정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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