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편의 시와 다섯 개의 소로
다섯 편의 시와 다섯 개의 소로
  • 승인 2018.06.2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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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숙

다섯 편의 시를 식구마냥 데리고 지하철 탄다

창문에 얼비친 네이비빛 무릎 위

김사인의 ‘장마’와 문태준의 ‘맨발’과 김명인의 ‘너와집 한 채’

나보다 더 당당하게 무임승차 한다

반월당역에서 사월역까지

어둠 속 저 식구들 레일 위 장마를 뚫고

공작산 수타사에서

맨발 내미는 어물전 조개의 조문까지 마쳤다

덜컹덜컹 끝내는 울진군 북면의 버려진 너와집 토방까지 얻어

나이 어린 처녀의 외간 남자가 될 작정을 한 듯 서로

어둠의 골짜기 불 켜고 달린다

추르르륵 저 남자들 적나라한 짓거리들이라니

종착역 바쁘게

서로 다른 출입문 사이로 한 무리 서두르는 몸짓들

순간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좋을지

소로도 찾지 못 한양 쭈그려 앉아

층층이 비껴간 삶의 골짜기

해설을 덮는다

 ◇김위숙=경북 경산 출생.
 1999년 ‘불교문예’, 2002년 ‘현대시’ 등단.
 계간 ‘낯선시’ 편집위원.
 시집 ‘내 남편 김의부씨의 인생궤적’

<해설> 시인이 다른 사람의 시와 동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한데도 다섯 편의 시와 그 화자인 남성들 틈에서 그들의 세계를 깨부수고 스스로를 접목시켰으니 어지간한 팬심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시인의 여행이 끝이 나지만 참 시인다운 모습이어서 보기가 즐겁다 .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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