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랄로피테쿠스
오랄로피테쿠스
  • 승인 2018.07.0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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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격입니다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마트에서는 2시쯤 리치마트에서는 7시쯤 50% 반값 할인코너에 서성댄다 라면국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되도록 싼값에 쟁여둔 음식으로 한 푼 쓰지 않고 버티는 일주일은 되돌이표 몇 날 며칠 모은 돈으로 한 끼 같은 스타벅스 커피 마시는 게 목표



신문스터디 자료정리 점심밥터디 면접스터디 영어토익스터디 자습 저녁밥터디 인적성스터디 자소서스터디 개인공부 개인정비 쪼개 쓰는 시간 편히 잠들지 못하는 하루가 줄창 꼬리 물어도 낙방의 연속 면접 트라우마 토익 스피킹 HSK 기한 만료로 리셋,



모레 마감인데 원서 냈느냐 이번에도 잘 안 됐냐 묻는 말에 거짓말이 진화한다 죄책감이 부풀어오른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만 늘어간다 사냥본능도 도망칠 힘도 잃어버린 동물이 울부짖는다 오랄로피테쿠스,



나는야 일평생 아가리 취준생





*오랄로피테쿠스(ORAL-opithecus): 취준생들이 원시인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 빗대 입만 진화했다는 뜻으로 스스로를 가리키는 말



◇김이숙=경북 상주 출생, 2014년 시집 ‘밥줄’로 등단


<해설> 일류 대학가는 게 꿈인 나라, 고학력 졸업생이 넘치는 나라, 3D 업종엔 발도 들이지 않아 외국인 노동자들의 전유물이 된 나라, 정부 규제가 심해서 기업하기 힘든 나라, 노동자가 왕이라서 노동 분쟁이 많은 나라, 이름만 국내기업이고 바탕은 외국에 회사를 두고 있는 그래서, 취업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이 된지가 오랜 나라, 왜 이런 사회가 되어 가는지 왜, 오랄로피테쿠스(ORAL-opithecus)라는 신인류가 우리 땅에서 탄생해야 하는지 어디서 답을 구해야 옳은지……. 시인의 고민이 깊다.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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