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시장이 풀어야 할 두 가지 사안
권영진 시장이 풀어야 할 두 가지 사안
  • 승인 2018.07.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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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친구들이 모인 자리였다. 교수, 경찰서장, 신문사 국장, 의사 등 소위 역전의 용사들이 토론을 벌였다. 주제는 자유한국당의 지방선거 참패와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이었다. 당사자가 듣기에는 좀 거북하겠지만 권 시장의 당선을 염려했다는 말도 많이 나왔었다. 그런 측면에서 권 시장의 당선은 대구의 자존심을 얼마간 건진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사실상 권 시장은 인기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다. 4년 임기 동안 대구시민에게 각인될만한 꺼리도 없었고 박근혜 정부 당시 서문시장 화재사건이 있을 때도 좀 그랬다. 하지만 도시철도 3호선에 대해 이런 저런 걱정스런 말이 있긴 했지만 안전에 초점을 둔 개통은 시민들의 칭송을 받기에 충분했다.

권 시장에게 주어진 두 과제가 있다. 위생적인 수돗물 공급과 대구공항 통합이전 확정이다. 대구는 2015년 세계 물포럼대회가 열린 곳이다. 3년마다 열리는 이 포럼에서는 물의 오염, 양적인 부족 등 물 문제에 관한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성을 강조한다. 최근 대구에서 수돗물 문제로 야단이 났다. 낙동강에 발암성 오염물질이 유입되었다는 소문으로 그 물을 먹고 있는 시민들의 항의가 봇물처럼 터진 것이다. 환경부와 대구시 등 물 관계자들이 인체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수돗물을 마시는 퍼포먼스는 행정의 구태의연함 그대로다. 잠잠해지고 있지만 물 걱정을 완전 떨쳐버린 시민들이 얼마나 될까. 필자는 여전히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다. 안 하던 생수 사먹는 짓도 그렇고 설마 대구시장이 250만 시민들을 속일까 하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솔직히 조금은 찜찜하다. 지난 일이지만 어느 행사장에서든 권영진 시장과 김관용 전 지사는 대구·경북은 한 뿌리라며 우의적 제스처를 보였다. 하지만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다행인 것은 이철우 경북지사가 취수원 이전문제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두 단체장이 ‘대구경북 광역경제권구축’ 측면에서 뜻을 함께 한다면 쉽게 문제가 풀릴 것이다.

다음은 대구공항이전 문제다. 민주당 소속의 부산·울산시장과 경남지사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 부산·울산·경남 공동 태스크포스’구성에 합의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해공항 확장을 포기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말이 다시 나오고 있다. TK와 PK가 10여 년 간 다투다가 외국전문기관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2016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난 것을 뒤엎겠다는 착상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국가의 정책결정을 지방자치단체장이 파기할 수 있을까. 그리고 합당한 처사일까. 다시 불붙을 수 있는 TK와 PK 싸움에 정부가 변경불가를 말하지만 그 말을 곧이들을 확신이 서지 않는다. 지금 이 정부는 아니라 하면서도 나중에 보면 시인하는 방향으로 가는 정치·행정 행태를 보이는 일이 가끔 있다. 적폐란 이름으로 지난 정권의 일들을 다시 끄집어내어 재단하는 것을 계속 보고 있는 우리로서는 신공항 문제가 어떻게 진전될지 암중모색이다.

지금 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권은 거의가 청와대가 쥐고 있는 것을 누구나 다 안다. 영남권 신공항 문제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교통정리 해야 할 것 같다. 지난 정권에서 확정된 김해공항 확대개발에 변함이 없으면 다행이겠지만 행여 부산·울산·경남 자치단체장이 공동 대응한다면 권 시장이 당할 수 있을까? 권 시장은 가덕도에 신 공항이 들어서면 대구공항과 K2 군 공항 통합 이전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참에 할 말을 해야겠다. 정치인들은 공약을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지만 필요하면 공약을 스스로 파기한다. 문재인 정부가 공약대로 밀어붙이다 보니 마찰음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권 시장의 공약이지만 군 공항만 옮겨야 한다는 시민들의 주장도 만만치 않은 만큼 여론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으면 한다. 대구의 수돗물, 공항문제 등이 불거지고 있는데 지역 국회의원들은 왜 입을 닫고 있는가? 한국당 내홍 문제로 정신이 없겠지만 대구시민들의 대표로서 할 일은 마땅히 해야 한다. 대구시민들 중에는 한국당이 밉더라도 영영 버리지 못하는 여린 심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꽤 많다. 노력을 보이는 의원들을 시민들은 기억할 것이다. 늦었지만 권 시장의 시장 당선을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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