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관심 촉발은 감사
연부역강한 인물 꽤 많아”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4일 혁신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각계의 인물들이 거론되면서 희화화가 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당의 쇄신을 위한 몸부림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대구신문과 통화에서 “국민적 관심이 촉발되는 것은 좋지만 희화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4일 현재 한국당에서 혁신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무려 40여명에 이른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이회창 전 총리, 이국종 아주대 교수, 김승규· 정성진 전 법무장관,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소설가 이문열도 추천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와 김황식 전 총리, 김종인 전 의원, 박관용·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당 의원들이 추천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이념과 성향을 넘나들었다.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을 심판한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등도 거론됐다.
급기야 개그맨 김제동에 이어 방송인 김용민 씨까지 자천타천으로 거명되자 당 일각에서는 “개그콘서트의 ‘봉숭아 학당’을 방불케 한다”며 자조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이정미·도올이 거론되는 것은, 당을 희화화한 것을 넘어 모욕·자해하는 수순까지 이른 것”이라며 “당 기강이 이렇게 된 것은 결국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책임이 있다. 중심을 잡지 못하니 우리당을 놀려먹으려는 사람들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지난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 위원이었던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에서 이와 관련해 “당을 살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우습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한국당이 스스로 희화화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번 주말까지 비대위원장을 5~6명으로 압축한 다음, 다음 주 안으로 최종 낙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상수 비상대책혁신위원회 구성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40명에 가까운 (비대위원장) 후보가 있고, 인터넷 공간을 통한 공모도 시작했다”며 “위원장급의 경우 다음주 초에 5~6명으로 압축해,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 그리고 국민들의 반응을 수렴해 결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또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아직 언론 등에 노출이 안된 분들 중에서 연부역강(年富力强ㆍ나이가 젊고 기운이 왕성하다는 뜻)한 의지를 가진 인사들이 꽤있다”고 덧붙였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