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안과 숲 밖의 마을
숲 안과 숲 밖의 마을
  • 승인 2018.07.0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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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재
TV에서 동물의 세계를 보다가

가슴이 무너졌다



암 무소가 새끼에게 달려드는 사자를 향해서 머리를 들이대다가 잡아먹히는 뒤로 새끼는 무리에 섞여서 들판 너머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붉은 노을 가슴에 물들었다



삶은 사랑이다

라고 말한 사람의 아들을 떠올리며

사랑의 뿌리는 상처다

라고 되짚어본다



갓난아이 둘을 차례로 몇 년 간 냉장고에 유기했던 젊은 어미가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 받을까봐 그랬다고 하는 말에 가슴에 붉은 물이 흘렀다



삶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돌 같다

떨어져 부서지는 돌이다



뿌리가 더러 잘린 나무들의 숲

숲 안이 붉은 피가 도는 따스한 집이다

숲의 밖, 사람의 마을이

피투성이 숲이다



<해설> 사랑은 무엇일까? 우리 인류가 가장 많이 쓰는 단어중 하나인 이, “사랑”이라는 말. 성경에서는 사랑을 [오래 참는 것이며 온유하지도, 시기하지도, 자랑하거나 교만하지도 아니하고, 사랑으로 자신의 이익을 얻으려 해서도 안 되며, 자만하거나 성내지 않는다]고 했다. 새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리는 동물과, 남편의 사랑을 얻으려 죽은 자식을 유기하는 엄마의 비정한 세계관을 시인은 “숲 안과 숲 밖의 마을”이라 표현했다. 우리는 사랑의 진리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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