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댄스
플래시댄스
  • 승인 2018.07.0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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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사회부장)



지난달 22일 막을 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지난 7일 저녁 폐막작 ‘플래시댄스’ 공연으로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아시아 초연인 ‘플래시댄스’(Flashdance, 영국)는 역대 폐막작 중 가장 빠른 예매율을 보여 5회 공연(7월 4~7일)이 모두 조기매진되는 성황을 이뤘다. ‘What a feeling’, ‘Maniac’, ‘Manhunt’, ‘Gloria’ 가 라이브로 연주됐고 딤프 역사상 처음으로 4층까지 관객으로 채웠다. 이름있는 좋은 작품이 역시 관객을 몰고 온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딤프의 예산은 24억원. 좋은 작품을 초청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대구시와 주최측의 노력으로 해마다 작품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알렉스 역을 맡은 주인공과 원작 영화의 주인공을 비교하며 흠을 찾는 이도 있었지만 남녀 주인공의 시원한 노래는 지역 뮤지컬 팬들의 호응을 받았다. 마지막 무대인사 장면에서는 모든 관객들이 일어나 박수를 치며 흥겨워했다.

몇년 전 영국에서 처음 ‘마마미아’를 봤을때 기억이 새롭다. 옆자리에 앉은 미국 관광객 할머니는 마치 10대 소녀가 댄싱퀸이 된것처럼 신나게 춤추고 노래했다. 그날 관객 모두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마냥 음악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영국산 뮤지컬 ‘마마미아’는 지난 1999년 런던에서 초연된 이후 브로드웨이를 비롯해 세계 11개국에서 꾸준히 공연하며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에 가입한 대구시는 오페라와 뮤지컬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보통 한회에 20만원씩 주고 봐야 할 공연을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대구시가 일찍부터 오페라 하우스를 짓고 뮤지컬 축제와 오페라축제를 열며 각종 지원을 해오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권영진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계획대로라면 2023년까지 완공되고 천억원 정도가 투입될 것 같다. 지금의 오페라하우스는 뮤지컬 전용극장이 아니라 음향, 무대, 좌석이 뮤지컬에 맞지 않고 봄, 가을 뮤지컬 성수기 공연도 하지 못하고 있다. 7일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플래시댄스 폐막 공연 쉬는 시간에 남녀 관객들은 화장실 앞에 길게 줄을 섰다. 1층에 자리잡은 카페 종업원은 커피가 나올때마다 주문한 손님을 찾느라 “00번 손님”을 연신 외쳐 어수선했다. 카페에는 의자도 없었다. 1년 내내 공연이 열리지도 않으니 비싼 편의시설을 갖추라고 강요하기도 어렵다.

그래도 새로 뮤지컬 전용극장을 만든다면 단순한 극장이 아니라 문화를 사랑하는 지역민들이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외국에서는 공연을 구경하러 온 지역 사람들이 홀에 마련된 와인바에서 늦게까지 담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연이 없는 날에도 찾아가서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지역문화가 탄생하는 공간으로 오페라하우스나 뮤지컬 전용극장이 역할을 해 주기를 꿈꿔본다. 부산시는 이미 뮤지컬 전용극장을 짓고 있다.

딤프도 100억원 정도의 예산이 돼야 알려진 큰 작품 두개 정도는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딤프는 젊은 감독과 연기자를 양성하기 위해 대작뿐만 아니라 많은 창작곡도 초청하고 있다. 올해는 모두 24개 작품이 공연했다. 뮤지컬 육성도 중요하지만 수준이하의 작품을 올린다면 관객들의 입소문도 무시할 수 없다. 플래시댄스에서 보여주듯 좋은 작품을 대구에서 볼 수 있다면 딤프의 흥행성적은 더욱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대구 뮤지컬 축제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이제 겨우 플래시댄스라는 작품을 선보였을 뿐이다. 과연 뮤지컬 전용극장이 필요한지, 좋은 공연만 가져오면 되지 수많은 음악 축제가 필요한지, 이를 운영하기 위한 관련 조직과 기구가 필요한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제대로 된 음악창의도시를 만들기위해 담당 공무원과 예술인,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야 할 것 같다.

참고로 오페라 관람객은 박수와 함께 남자 솔로에게는 ‘브라보’를, 여자 성악가에게는 ‘브라바’를, 중창에게는 ‘브라비’라 외친다고 한다. 공연이 모두 끝난 후 커튼콜 때는 오페라와 뮤지컬 모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는 게 좋다. 기립박수는 권장하는 행동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가 아니라 뮤지컬인 것도 재미있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오페라와 뮤지컬을 즐기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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