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은 어디서 오는가
행복한 삶은 어디서 오는가
  • 승인 2018.07.1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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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지방분권운
동 대구경북본부공
동대표
낮은 출산율에 대한 고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합계출산율이 1.0 으로 떨어져 언젠가 국가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거창한 말보다 취업을 못한 젊은이들이 연애와 결혼, 출산을 미룬다는 말에 가슴이 아프다. 더 이상 알콩달콩 살기 어려운 시대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취업, 주택 같은 크고 불확실한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맛난 저녁, 시원한 맥주 한 캔 등 작지만 성취하기 쉬운 소소한 삶에서 행복을 찾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만족하는 젊은이들에게 결혼과 출산은 엄두가 안 나 미리 포기하는 숙제일 것이다.

인간 삶의 궁극적 목적이 ‘행복’이란 점에서 꼭 이상하게만 받아들일 바는 아니지만 공동체 차원에서는 소확행을 넘어서는 행복추구가 필요하다. 너와 내가 더불어 행복한 사회는 서로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일, 맑은 공기를 마시는 일도 나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은가.

‘정부가 백성을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면 그런 정부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남아시아의 작은 히말라야 왕국 부탄의 존재이유이다. 국왕 직속의 국민총행복위원회도 구성되어 있다. 좋은 정부의 유일하고도 정당한 목표는 ‘인간적 삶과 행복에 대한 돌봄’이라는 미국 토머스제퍼슨 대통령의 말 또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요한다.

우리도 몇 해 전 ‘행복’을 정책의 주요 슬로건으로 사용했던 ‘행복정부’를 가졌었다. 2013년 지역발전위원회는 지역행복도 지표개발 및 시범적용을 시도하고 통계청도 행복지수를 개발하고자 하였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 당시 대구시도 여성행복위원회를 만들었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늘어났으나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담론은 드물었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약속했다. “국가는 국민들에게... 더 행복한 삶을 약속해야 합니다” 라며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일임을 강조했다. 부탄 방문 이후 이루어진 대통령의 발언이라 행복정책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서울, 충남, 강원 등은 ‘행복지수’, 경기, 대전, 제주 등은 ‘삶의 질 지수’라는 명칭으로 지표가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행복조례가 제정된 지자체도 있다. 정부의 제반 정책을 스크리닝하는 권한이 주어진 부탄의 ’국민총행복위원회’처럼 우리도 국가와 대구시 차원의 행복위원회가 구성되어 삶의 목표를 성장이나 발전보다 행복에 두고 이에 맞는 정책들을 함께 만들고 제대로 시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난 4월 창립한 국민총행복전환포럼은 창립선언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국민총행복의 기본적인 조건은 두 가지다.

첫째, 물질적 조건과 함께 교육, 환경, 건강, 문화, 공동체, 여가, 심리적 웰빙, 거버넌스(좋은 민주주의) 등 다양한 요소들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이 없고 균형잡힌 발전이 중요하다.

둘째,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더불어 행복해야 한다. 나와 네가 행복을 함게 공유해야 국민총행복의 크기가 증진된다. 특히 국민총행복을 위해서는 행복의 크기를 키울뿐 아니라,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과 행복을 공유해야 한다.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과 행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일,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겠는가. 정부의 활동으로서 정책이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이고 그 문제는, 문제를 느끼는 사람의 입장에서 해결할 때 의미가 있다.

최근 저출산 극복 국민정신운동을 추진하겠다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저출산 발언이 회자되는 바, 북한 핵보다 더 무서운게 저출산 문제이며, 정책적 접근으로는 안되고 국민정신운동으로 나가야 된다는 것이다. 과거 새마을정신으로 국민을 잘 살게 했듯이 범국민운동으로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소멸지역으로 꼽히는 의성에서의 발언이라 상징성이 있다 치더라도 국민정신운동으로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정신운동으로 저출산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이미 행복한 사회에 산다는 말 아니겠는가. 출산율이 낮아 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지 않아 출산율이 낮은 것이니까. 그 정신운동이 국민총행복전환포럼과 같은 방향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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