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디 살고 있는지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것이 무엇인지
도대체 누가 햇볕과 그늘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양파는 왜 둥근지, 수천 겹 각질 둘러쓴 화두
누가 던져놓고 갔는지
평생 벗겨도 속을 알 수 없는,
나날이 번민하며 밤잠 설치게 하는 둥글고 모난 것들
계절이 바뀌는 일, 꽃피고 바람 불고 비 내리는 것,
바퀴도 없이 저절로 굴러가는 세월은
나와는 하등 상관없는 일이다
사는 일이 땅도 집도 없는 마룻바닥을 뒹구는 먼지 같다
몸은 둔중한 돌처럼 웅크려 있으나
내 어디 살고 있든
시안은 정오를 가리키는 분침보다 뾰쪽하고
굽은 등짝에 돋아나는 살, 정어리 등보다 더 푸르다
◇박상봉 = 경기도 양주 출생
1983년 ‘國詩’로 등단, 시집 ‘카페 물땡땡’
<해설> 누구나가 한번쯤 던져보았을 화두. 왜? 그것이 시인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 모든 시어는 왜에서 탄생하여 비약하는 것이니까. 왜를 살찌우다 보면 나를 돌아보게 되고, 비움을 알고 자성(自省)하게 되고, 그런 시간 위에서 무탈하게 남은 여정이 마무리되어지길 바라는 시인바람이 바라보는 사람에겐 즐거움이다.
-정광일(시인)-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것이 무엇인지
도대체 누가 햇볕과 그늘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양파는 왜 둥근지, 수천 겹 각질 둘러쓴 화두
누가 던져놓고 갔는지
평생 벗겨도 속을 알 수 없는,
나날이 번민하며 밤잠 설치게 하는 둥글고 모난 것들
계절이 바뀌는 일, 꽃피고 바람 불고 비 내리는 것,
바퀴도 없이 저절로 굴러가는 세월은
나와는 하등 상관없는 일이다
사는 일이 땅도 집도 없는 마룻바닥을 뒹구는 먼지 같다
몸은 둔중한 돌처럼 웅크려 있으나
내 어디 살고 있든
시안은 정오를 가리키는 분침보다 뾰쪽하고
굽은 등짝에 돋아나는 살, 정어리 등보다 더 푸르다
◇박상봉 = 경기도 양주 출생
1983년 ‘國詩’로 등단, 시집 ‘카페 물땡땡’
<해설> 누구나가 한번쯤 던져보았을 화두. 왜? 그것이 시인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 모든 시어는 왜에서 탄생하여 비약하는 것이니까. 왜를 살찌우다 보면 나를 돌아보게 되고, 비움을 알고 자성(自省)하게 되고, 그런 시간 위에서 무탈하게 남은 여정이 마무리되어지길 바라는 시인바람이 바라보는 사람에겐 즐거움이다.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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