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수출부진·가계 빚더미...지역민 체감경기는 ‘한겨울’
기업 수출부진·가계 빚더미...지역민 체감경기는 ‘한겨울’
  • 강선일
  • 승인 2018.07.1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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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만족도 6.2 그쳐
7개 권역 중 두번째로 낮아
10명 중 5명 “더 나빠질 것”
대출리스크·대외악재 느는데
정부정책은 온기 대신 냉기만
지자체도 뾰족한 해결책 없어
‘날개없는 추락’에 비유될 만큼 심각한 수준인 대구·경북지역 관련, 각종 경제지표들이 잇따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민들의 삶의 질 만족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지역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인 상황에서 서민가계를 옥죄는 대출리스크는 점차 확대돼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지역경제 상황은 ‘사면초가’에 처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경제정책인 ‘최저임금 1만원 시대’ 등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대구·경북에는 ‘온기’ 대신 ‘냉기’만 뿜어낸다는 불만이 확산되고, 미국 등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전쟁 확대 등 대외위험 요인은 지역경제 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구시 등 지자체와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마련치 못하는 상황이다.

◇지역민 10명 중 5명 ‘삶의 질, 제자리 및 더 나빠질 것’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국민 삶의 질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삶의 질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2점에 그쳤다. 이는 7개 권역 중 강원·제주의 6.1점에 이어 인천·경기와 함께 두번째로 낮은 점수이다. 최고 점수를 기록한 광주·전라의 6.9점과는 무려 0.7점의 격차가 나는 수준이다.

특히 지역민들은 ‘미래 삶의 질 전망’에 대해 ‘좋아질 것(매우+대체로)’이란 긍정적 비중은 48.3%인 반면, ‘그대로일 것’ 32.3%와 ‘나빠질 것(매우 포함)’ 19.4% 등 부정적 응답비중은 51.7%로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가장 힘써야 할 분야로 △일자리와 소득 36.5% △사회보장 및 복지 28.8% △건강·의료 12.6% 등의 순으로 나타나 전국 최고 수준의 청년 실업난과 최저 수준인 근로자 급여 등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또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등에 따르면 작년 4분기말 현재 대구·경북지역 고위험가구의 비은행기관 대출비중은 72.5%로, 전국 평균 66.4%를 크게 웃돌며 5개 경제 권역 중 가장 높다. 이 중 신용대출 비중은 19.6%로 광주·전남(21.6%)에 이어 2번째다. 고위험가구는 3개 금융기관 이상의 다중채무자이면서 15단계 소득등급 중 11등급 이하인 저소득 또는 10단계 신용등급 중 7등급 이하인 저신용 대출가구로 나타나 지역 서민가계의 어려움을 반증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 가속화되는 기업경기 악화

설상가상으로 미·중간 무역전쟁 현실화는 지역기업들의 업황 악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한은 대경본부가 발표한 이달 중 지역 제조업 업황전망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63으로 전월보다 무려 10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올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매출전망BSI가 72로 전월보다 17포인트 떨어진 것을 비롯 생산전망(85→80), 채산성전망(77→74), 설비투자 실행전망(94→75) 등 다수 항목에서 지수가 하락했다.

특히 지역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은 다른 시·도 기업들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미·중 무역전쟁 촉발로 ‘경고등’이 켜진 수출전선은 물론 지역경제에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12일 관세청이 발표한 ‘2017년 기업무역활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수출활동기업이 전국에서 차지한 수출 교역액 비중은 대구 1.2%(71억4천500만 달러), 경북 7.8%(448억1천700만 달러)로 채 10%에도 못 미쳤다. 이는 전년도 대구 3.8%, 경북 16.4%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수치이자, 경기(21.7%) 충남(14.0%) 울산(11.7%) 경남(10.3%) 서울(10.0%) 등의 1개 광역시·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대구는 지난해 수출 진입기업 수에서 전년대비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수출기업에 대한 근본적 지원 대책 및 활성화 정책에서 ‘대수술’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대구의 수출 진입기업 수는 1천416개사로, 전년도 1천785개사에 비해 20.7%나 적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최대 감소율로 조선업·자동차업의 세계적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은 울산(20.4%) 보다 높은 수치다.

지역의 한 경제전문가는 “대구·경북은 각종 지표에서 보여지듯 경제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면서 “정부의 경제성장 동력 확보 방안 등이 지역에도 온기가 퍼질 수 있도록 전반적 개편이 필요하고, 대구시 등 지자체와 지역기업들도 정부와의 상호협력 및 대응방안 공동 모색 등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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