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빵빵한 실내 몰려
“밤에도 더워서 에어컨을 틀어놓으니 전기료가 걱정돼 에어콘 나오는 카페로 가요.”
밤에도 숨쉬기 곤란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과거 강변을 찾던 시민들이 ‘에어콘 실내콕’으로 피난처를 옮기고 있다. 18일 오후 8시께 대구 스타디움 근처의 한 영화관 입구는 지옥에서 천국으로 넘어온 표정의 시민들로 붐볐다. 영화관은 시민들의 더위 피신처가 됐다. 하지만 이시간 과거 더위를 피해 많은 사람들이 몰리던 신천은 오히려 한산한 모습이었다. 바로 앞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에서 산책 나온 거주민들 외에 더위를 피해 이곳을 찾은 피서객은 보기 힘들었다. 한 산책객은 “그냥 집앞이라 운동하러 나왔다. 더운데 일부러 여기까지 올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말했다.
수성구 대구스타디움도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명소로 매년 여름 열대야를 피해 인근 주민들이 너도나도 나와 인산인해를 이루곤 했다. 그러나 올해 찾은 대구스타디움은 한적했다. 대구스타디움으로 남자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 왔다는 황영주(여·18)씨는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서 또래 친구들도 대부분 영화관이나 카페를 자주 찾는다”며 “영화도 보고 에어컨 바람도 쐴 겸 이쪽으로 왔다”고 말했다.
낮 동안의 뜨거운 태양은 자취를 감췄지만 뜨거운 열기가 한밤, 강변에도 식지 않으면서 더이상 폭염을 피할 곳이 없어진 형국이다. 계속 돌아갈 수밖에 없는 에어컨 전기료 걱정에 찜통 같은 방 안에서 밤을 지새우던 시민들은 영화, 카페, 전시관 등을 찾고 있다.
대구 스타디움 둘레길에서 강기훈(23)씨는 전시관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못견디게 더운 날씨에 전시관을 가는 중”이라며 “요즘 웬만하면 실내에서는 다 에어컨을 켜고 있어 그곳에서 피서를 할 것”이라고 했다. 석지윤·한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