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원
볼 붉은 반점 하나 둘씩 지워져가던 날에
훌쩍 떠나던 그 길이
여태 쭈빗거리다 돌아가지 못한 길로
돌아가지 못해 애태우던 길로
남아있을 줄 몰랐습니다.
초조히 돌아갈 날들만 손꼽던 날들은
지켜질 수 없는 약속 닮은 그리움이 되고
그리움이 되어 남아있는 언약 앞에서
아, 나는 또
속절없이 흐르는 무정세월만
야속타 여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여 밤마다 언젠가는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할 그 길을
쉼 없이 걸어가는 꿈을 꾸어댑니다.
지평선처럼 아스라하게 펼쳐진 낯선 길 위에서
끝도 없는 몸짓으로 자맥질 해대는
꿈을 꾸어댑니다.
날마다 그대
만나러가는 꿈을 꾸어댑니다.
◇신대원= 경북 의성 출생. 천주교 신부,
상주들문학회 회원. 시집 ‘산길’
<해설> 삶의 여정에서 길은 수없이 만들어지고, 다듬어지면서 내게 이어져 있다. 영원할 것처럼 이어진 그 길들이 가끔은 끓어지고, 뒤틀리고 희미해져서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 조차 모르는 시간 속을 헤매며 방황하지만 어느 순간 또렷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른바 귀향 점에 다다르면서부터 문득 잊고 있던 모든 것들이 손을 내밀게 된다. 후회 없기를, 잘 살아왔기를, 소망하던 그 꿈들이 부디 이뤄져 귀향길이 편안했으면 좋겠다.
-정광일(시인)-
훌쩍 떠나던 그 길이
여태 쭈빗거리다 돌아가지 못한 길로
돌아가지 못해 애태우던 길로
남아있을 줄 몰랐습니다.
초조히 돌아갈 날들만 손꼽던 날들은
지켜질 수 없는 약속 닮은 그리움이 되고
그리움이 되어 남아있는 언약 앞에서
아, 나는 또
속절없이 흐르는 무정세월만
야속타 여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여 밤마다 언젠가는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할 그 길을
쉼 없이 걸어가는 꿈을 꾸어댑니다.
지평선처럼 아스라하게 펼쳐진 낯선 길 위에서
끝도 없는 몸짓으로 자맥질 해대는
꿈을 꾸어댑니다.
날마다 그대
만나러가는 꿈을 꾸어댑니다.
◇신대원= 경북 의성 출생. 천주교 신부,
상주들문학회 회원. 시집 ‘산길’
<해설> 삶의 여정에서 길은 수없이 만들어지고, 다듬어지면서 내게 이어져 있다. 영원할 것처럼 이어진 그 길들이 가끔은 끓어지고, 뒤틀리고 희미해져서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 조차 모르는 시간 속을 헤매며 방황하지만 어느 순간 또렷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른바 귀향 점에 다다르면서부터 문득 잊고 있던 모든 것들이 손을 내밀게 된다. 후회 없기를, 잘 살아왔기를, 소망하던 그 꿈들이 부디 이뤄져 귀향길이 편안했으면 좋겠다.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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