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의 ‘지방분권 공약’ 물 건너가나
문 정부의 ‘지방분권 공약’ 물 건너가나
  • 승인 2018.07.2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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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중요 공약의 하나인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에 대한 청와대의 의지가 최근 들어 의심받고 있다. 청와대가 지방분권 업무를 담당하는 비서관 자리를 장기간 공석 상태로 비워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지방분권 관련 부서의 통·폐합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부가 역점을 두고 진행 중인 지방분권 실현 의지를 청와대가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국 각 지방의 반발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청와대에서 지역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자치분권비서관실과 균형발전비서관실 두 곳 밖에 없다. 그러나 균형발전비서관이 현재 7개월째 공석이다. 뿐만 아니라 이 비서관실에서 실무 역할을 담당해야 할 행정관도 3~4명이나 부족한 상태이다. 그 때문에 청와대의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업무가 정상적이지 못하다 한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부족한 인력을 보충할 생각은 않고 두 부서의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중앙정부에 매달려 있는 허울뿐인 우리의 지방자치를 실질적으로 역할을 하는 말 그대로의 분권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지방의 자치입법권, 지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자치복지권 등 4대 지방분권을 헌법으로 보장하고 시· 도지사가 참여하는 제2 국무회의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8대 2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7대 3을 거쳐 6대 4의 수준까지 개선되도록 하겠다는 공약도 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개칭하는 내용도 헌법에 명문화돼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방분권에 대한 정부의 가시적인 공약 실현은 현재까지 미미하다. 청와대에서는 지방분권 관련 부서 비서관 공석에다 이제는 부서 통·페합 방침까지 나오고 있다. 관련 부서를 늘려도 모자랄 상황에서 오히려 줄인다는 것이다. 지방분권 개헌도 불발됐다. 이에 대한 지방의 우려가 적지 않다. 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 박재율 공동대표도 관련 부서를 오히려 하나의 수석실로 승격해 보다 힘을 실어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자치분권실과 균형발전실은 서로의 업무가 전혀 다르다.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하려면 오히려 이들 부서의 지위를 격상하는 게 마땅하다. 지방분권 공약은 대선 때마다 단골로 등장했지만 실현은 아직 말뿐이었다. 국민들은 이번 정부에서는 좀 다를까 기대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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