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아이콘’ 노회찬 비극적 결말
‘진보의 아이콘’ 노회찬 비극적 결말
  • 이창준
  • 승인 2018.07.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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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 아파트서 투신 사망
드루킹 측서 불법자금 수수 의혹
유서 “돈 받았지만 청탁 없어
어리석은 선택…책임져야 한다”
고노회찬원내대표빈소조문하는시민들
조문하는 시민들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노 원내대표는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38분께 서울 신당동 N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초 신고자인 경비원은 “분리수거장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퍽 소리가 나서 보니 사람이 떨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 17층~18층 계단 복도에서 노 원내대표의 외투와, 외투 속 지갑 및 신분증, 정의당 명함, 유서 등이 발견됐다. 유서에는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노 원내대표가 투신한 이 아파트에는 모친과 동생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원내대표 자택이 지역구인 경남 창원이라서 국회 일정 등으로 서울에 있을 경우 이 집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노 원내대표는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씨 측으로부터 5천만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는 투신 소식을 접한 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굉장히 침통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허 특검은 “(노 의원은) 이 나라 정치사에 큰 획을 그었고 이 나라 의정활동에 큰 장식을 하신 분”이라며 “오늘 (노 의원의 투신자살) 보고를 접하고,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은 고(故) 노회찬 원내대표의 장례를 정당장(5일장)으로 치른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장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노 원내대표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장지 등 절차는 유가족과 상의 후 내일(24일) 오전 중 발표하겠다”며 “각 시도당에 조문을 위한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빈소 조문은 이날 오후 5시부터 받기로 했다.

최 대변인은 노 의원이 남긴 유서 중 일부도 전했다.

노 원내대표는 유서에서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4천만 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대가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발적인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누구를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부끄럽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후회했다. 그러면서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정의당과 나를 아껴주신 많은 분께도 죄송할 따름”이라고 사과한 후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겁다”고 자책했다. 노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서울 중부경찰서는 23일 “유족들이 원치 않는 데다 사망 경위에 의혹이 없어서 부검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한, “노 의원의 유서가 자필로 작성한 것이 맞다”고 밝히며 그 내용은 유족의 요구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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