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열대야, 이겨내려면
폭염과 열대야, 이겨내려면
  • 승인 2018.07.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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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봉조 수필가
전국 곳곳에서 체온을 웃도는 높은 기온으로 연일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사망자도 발생하고 있다니 걱정이다.

그래, 이 뜨거운 여름을 어떻게들 보내고 계시는지. 요즘은 누구라도 만나면 더위에 대한 인사가 먼저 오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장마가 물러가자마자 무섭게 달려드는 폭염과 열대야에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니, 어찌 안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있을까.

며칠 전에는 고속열차와 무궁화호 열차의 냉방장치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승객들이 고통을 겪었다는 소식에, 생각만으로도 진땀이 나고 아찔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열차나 고속버스, 영화관이나 백화점, 대형마트나 고급음식점 등을 방문할 일이 있을 때는 얄팍한 겉옷 하나쯤 미리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시원하다 못해 한기까지 들 정도니,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도로 위에는 넘치는 차량들의 열기로 아지랑이가 이글거리고 있다. 색깔 없는 불길이 서서히 타오르듯 춤을 추는 저 아지랑이라도 좀 수그러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약 도로 위의 차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면 또는 일정 시간을 정해 하루 단 몇 시간만이라도 운행을 중지한다면 어떤 결과가 올지, 상상만으로도 더위가 한풀 가라앉을 것 같은 기분이다.

해마다 조금씩 올라가는 기온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참을성이 부족한 우리들에게는 정말 견디기 힘든 요즈음이다.

매년 여름, 정부에서는 ‘실내온도는 26도 이상을 유지하고, 피크시간대에는 에너지 사용을 자제하라’는 노력이 있었다. 또한 ‘에어컨 켜고 문을 열어놓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에너지 절약을 독려하기도 했다. 잘 지켜지지는 않았지만, 그렇게라도 에너지 절약을 위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공염불 같은 그런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으니,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다.

최근 들어 전력사용량은 늘고, 전력예비율은 줄어들고 있다. 빨라지고 길어지는 여름철 전력수급상황에는 문제가 없을지 속 시원하게 설명이라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아직은 전력수요대란 우려가 없다고 하는데, 예측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전력예비율이 관심단계에 도달했을 때 당황하고 서두르는 것보다, 미리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이다.

지난달, 1992년 이후 지난해까지 25년 동안 남극의 빙하가 무려 3조 톤이나 녹아내렸다는 관측 결과가 발표돼 세계적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거기다 최근 5년 새 빙하가 녹아내리는 속도가 더욱 빨라져 지구촌이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이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을 만날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모르긴 해도, 이대로 가다가는 몇 년 후에는 지금보다 기온이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자기 몸을 보살피듯 지구환경의 문제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훨씬 심한 어려움이 닥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눈앞의 편리만을 위해 안간힘 쓰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의 심각성에 대해 경각심을 유도할 수 있는 정부나 언론 등 기관에서는 어찌하여 대응이 더딘지 궁금하고 답답하다.

폭염과 열대야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노력과 지혜도 필요하다. 일기예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외선이 강한 시간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은 기본이다. 물을 자주 마시며, 몸을 적당히 움직이는 것도 좋겠다. 가만히 있으면 나른해지고, 쉽게 지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라진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도 중요하다.

시원한 냉방기가 있는 도서관이나 공공시설 등을 찾아 조용히 쉬거나 책을 읽는 것은 좋은 피서가 될 수 있다. 백화점이 문을 여는 시간부터 손님이 북적거리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을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최근 정부에서는 일자리목표를 크게 후퇴하고, 경제성장률을 2.9%로 낮추는 등 어두운 전망을 발표해, 침체된 경기와 최저임금 인상 등 여파로 울고 싶은 서민들에게 뺨을 때려준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더불어 이렇게 푹푹 찌는 더위가 한 달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는 앞날을 더욱 암담하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는 정작 중요한 지구의 문제나 서민들의 삶의 문제는 뒷전으로 미루고 있는 것 같은 인상에 잠 못 드는 날이 더 많아진다. 이 시기에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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