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가 4人의 실험정신… 봉산문화회관 8월 11일까지 Hello! Contemporary Art전
설치미술가 4人의 실험정신… 봉산문화회관 8월 11일까지 Hello! Contemporary Art전
  • 황인옥
  • 승인 2018.07.2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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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유리상자’ 11년 기념
정혜숙·한호·정지현·김재경
‘원림’ 소주제 4色 매력 뽐내
봉산 2018 HCA 4
한호 전시작. 봉산문화회관 제공


봉산문화회관은 2014년부터 해마다 ‘Hello! Contemporary Art’전을 열고 있다. 이 전시는 기성미술계의 경직성에 도전하며 다양한 미술실험을 펼쳤던 대한민국 현대미술의 발원지로서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1974년 ‘대구현대미술제’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전시는 해마다 주제를 달리하며 현대미술의 다양한 지평을 열어왔다.

올해는 동시대 설치미술의 일면과 예술가의 실험적 태도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봉산문화회관 전시장 중 하나인 유리상자를 모티브로 전시를 꾸렸다. 사면이 유리로 마감된 유리상자는 해마다 다른 주제로 전국 단위의 공모를 통해 선정한 실험성과 열정을 겸비한 참신하고 역량있는 동시대작가들의 설치미술작품을 소개해 왔다. 역사가 쌓이면서 유리상자는 대구는 물론이고 전국 단위에서 명성을 인정받는 전시장으로 성장해 왔다.

이에 올해의 ‘2018 Hello! Contemporary Art’전은 유리상자 운영 11년을 기념하며 ‘유리상자-아트스타11년 설치미술로부터’라는 주제로 서로 다른 설치미술의 경향을 선보일 수 있는 4명의 작가의 작품을 조명한다. 특히 인간의 ‘실험정신’을 싹틔우는 자연 터전이란 의미를 염두에 두고 ‘원림(園林)’을 소주제로 전시를 구성했다. 참여작가는 정혜숙, 한호, 정지현, 김재경 등이다.

정혜숙은 1층 야외광장에 봉산문화회관 기획 ‘야외설치2018 전시공모’에 선정된 작업인 ‘필리핀 버드’를 소개하고 있다. 작품은 도시생활에서 잊고 지낸 자연, 원림의 일부를 생각해보는 휴식공간과 연계활동, 설치작업 등으로 설계되어 있다. 거리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낯선 새 소리를 따라 광장에 설치한 몽골 텐트 ‘게르’를 방문해, 자연스럽게 필리핀에서 이주한 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참여 활동을 하면서 잊었던 자연의 존재를 상기하도록 하는 관객 참여와 관계형 설치미술이다.

한호의 ‘영원한 빛-천지창조’는 빛을 통한 인간과 자연의 매개 행위다. 작품은 천장이 높은 3전시실 내부 공간 전체에 빛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이 서서히 움직이며 벽과 바닥, 천장에 발현되는 키네틱 아트다. 작가는 어두운 작품 공간 속으로 관객이 입장해 그 속을 이동하며 몰입 상황에 처하는 방식의 설치미술을 제시하면서, 관객 자신이 작품의 일부이고 우주세계의 일부라는 존재적 인식을 깨닫게 한다. 이를 통해 오랜 인류의 사유와 심상, 문명, 삶과 죽음의 변화가 이어지는 역사 속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파노라마적 사유의 시각화를 설계한다.

1전시실에 선보이는 정지현의 평면 회화는 우리 주변의 일상 풍경과 몸짓의 형상을 통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고단하고 치열한 삶의 단면을 담고 있다. 작가는 생존을 위해 시위하는 시골 노동자들의 몸짓에서 일상적인 농업 노동자의 행위와 태도를 발견하고 그 부적절하고 세련미 없어 보이는 상황을 최근작 ‘그 사람들 ver2-불편한 기술’ 시리즈로 그려 소개한다.

그는 또 자연의 장소에 배변하는 행위를 그린 ‘the maker’, 노동 행위에 주목한 ‘건초더미를 들고 있는 사람’, 일상풍경을 시리즈로 다룬 ‘무명의 사건들’ 등 30여점의 회화를 선보인다. 그는 어떤 장소와 사건, 특정 행위에 주목하면서, 설치미술에서처럼 연극적 상황들을 엿볼 수 있는 설치미술의 성향을 담은 회화를 구현해낸다.

2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김재경의 작업 ‘산’은 ‘평면회화의 드로잉으로부터 설치미술’ 혹은 ‘설치미술로부터 드로잉’으로 상호 전환하고 개입하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행위의 흔적이다.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산책‘은 동네의 작은 자연공원을 비롯하여 일상의 장소와 새로운 세계의 경험, 새로운 사람, 책속의 시공간을 몸과 마음으로 걸으며 내면의 자유로운 정신과 만나고 확장된 크기의 새로운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행위다. 그 행위에는 일상의 여유와 자연 풍경에서 접할 수 있는 내면의 즐거운 감수성이 함께한다. 8월 11일까지. 053-661-3500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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