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대처하는 슬기로운 생활
폭염에 대처하는 슬기로운 생활
  • 승인 2018.07.25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선희 지방분권운
동 대구경북본부공
동대표
날씨 이야기는 별 무리없는 대화의 시작이다. 누구하고든 말트기 좋은 소재였던 날씨가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너무 힘들게 하고 있다. 국내 최대 폭염 도시 대구는 더 힘들다.

어린 시절 외가에서 들었던 어른들의 인사말은 “밥 잡샀습니까”였는데, 요즘 어르신을 만나면 “좀 주무셨습니까” 해야 할 정도다. 너무 더워 숙면을 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잠을 못자니 낮이 더 힘들고 몽롱해서 일이 안된다.

기상청 조사 결과 지난 30년간 폭염일수(일 최고기온 33℃ 이상)는 전국에서 대구가 가장 많다. 하루 최고기온 33℃ 이상 폭염 일수가 평균 24.4일로 전국 최다를 기록한다. 국가안전처 전국 취약 지역에 대구(서구, 동구, 북구)가 포함된다. 폭염에 적극 대비하지 않으면 인명 피해는 물론 작업효율 저하 등 사회적·경제적 손실이 어마하게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전국에서 천명 가까운 온열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0여명이 숨졌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던가. 이런 폭염도시에서 폭염에 대응하는 포럼이 열린다. 2016년부터 열리고 있는 국제폭염대응포럼이 올해 3회를 맞아 어제부터 내일까지 열린다. 기후변화 적응 분야와 폭염 관련 전문가가 한자리에서 폭염 대응과 시민 건강, 폭염 관련 쿨산업 육성 등을 논의하게 된다.

폭염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그간 이루어진 국내 실정에 맞는 폭염지수 개발, 쿨산업 육성, 도시폭염 예측 기술 개발논의 등은 큰 성과다. 자연 물순환 기능 회복 옥상녹화, 빗물정원 등과 도로와 건물 열섬현상 차단 쿨루프(cool roof) 등의 우수한 기술력과 함께 섬유분야에서의 땀과 열 배출 섬유, 쿨텍스(cool tex) 등은 폭염 대응에 좋은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도 폭염과 쿨산업, 폭염과 건강, 폭염영향과 적응정책, 폭염 적응도시 등 다양한 주제로 연구 결과와 사례 발표, 토론 등이 이어진다니 더위를 잡는(?) 지혜로운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이제까지의 연구결과에 더불어 축적된 기능성 섬유ㆍ차광기술ㆍ온도측정센서 등 쿨(Cool)산업 유치, 기후변화적응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연구결과물도 예상된다.

대구는 폭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대응 정보와 기술을 개발하는 폭염연구센터 설립 등 산업화로 신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다. 폭염은 불편하지만 폭염산업 성장에는 좋은 계기다. 전문가에 의하면 관련 산업으로 도심지 내 열섬 완화와 직사광선 차단 등을 위한 도시 녹화, 그늘길 조성, 쿨루프, 쿨페이브먼트 등이 있으며 인프라 조성과 함께 관련 방재 신기술까지 합치면 적용 대상 신산업은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야말로 대구가 폭염 대응 선도기술 도시로 새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이다.

정부차원에서도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는 바, 문재인 대통령은 “폭염도 재난으로 봐야 한다”면서 위기관리 매뉴얼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현행 재난안전법상 자연재난은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가뭄, 지진, 황사, 조류 대발생, 화산활동 및 이에 준하는 자연현상으로 발생하는 재해를 의미한다. 폭염은 자연재난에서 제외돼 있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온열 질환 피해가 속출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폭염도 자연재난에 포함시켜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이제 폭염은 자연재해로서, 인위적으로 막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지우자.

아스팔트에 기능성 도료를 칠하면 적외선을 100% 반사해 지면 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고, 옥상에 흰색 방수재를 바르면 열섬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체계적 폭염 대책의 필요성을 일깨운다. 가로수를 더 많이 심고 도심 녹지대를 늘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신호등 옆에 비치된 파라솔이 신호대기중인 보행자의 더위를 식히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가. 더위를 막는 다양한 도구와 정보의 제공, 그리고 이웃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자연재해인 폭염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게 해 주리라.

다시 말하지만 폭염약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결국 사람을 위한 연구이자 산업이 아닌가. 더위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열기와 미세먼지, 에어컨이 뿜어내는 열기를 더 견디고 살아야 하는 이웃들이 많다. 이웃에 대한 관심이 십시일반 모여 안전한 마을을 이룰 수 있다. 정부의 정책과 함께 마을에서도 혼자 사는 어르신, 아이, 장애인, 아프고 불편한 주민 등이 무더위에 노출되어 해를 당하지 않도록 더 신경써서 자주 둘러보자.

더위를 그냥 보고 있거나 미온적으로 피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잘 이용하여, 더 시원한 여름을 보내는 슬기로운 계획들을 많이 만들어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