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자 일자리 빼앗았다”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자 일자리 빼앗았다”
  • 홍하은
  • 승인 2018.07.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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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지회
최저임금 불복종 캠페인 첫발
내일부터 한달간 지역별 운동
“오죽하면 답답하면 장사 준비해야 하는 시간에 나와서 이렇게 하겠습니까. 이렇게 짧은 기간에 30% 가까이 올리는 건 말도 안 돼죠. 최근 정책들을 보면 근로자만 국민이고 자영업자들은 국민이 아닌 것 같아요.”

30일 오전 8시. 대구 북구 칠성시장 네거리는 장보는 사람들로 분주한 여느 때와 달리 “자영업자 다 죽이는 최저임금 즉각 철회하라”라는 목소리가 거리를 메웠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지회 회원이자 30여명의 자영업주들이 최저임금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 거리로 나선 것.

이들은 ‘자영업이 살아야 근로자도 살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 즉각철회’라고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약 1시간 동안 최저임금 불복종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에 참여한 A씨는 대구에서 20여년간 식당을 운영했다. 평소 같으면 장사를 준비하기 위해 칠성시장에 장을 보러 나왔겠지만 오늘만은 다르다. A씨는 “어차피 장보고 장사 준비해봤자 장사도 안 되고 인건비와 임대료 주고 나면 남는게 없다”며 “20년 넘게 장사했지만 요즘처럼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 올해도 인건비 감당이 안되는데 내년에는 더 오른다고 하니 답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함께 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B씨는 최근 수년간 운영하던 가게를 내놨다. 그는 “어떻게든 장사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안돼서 결국 폐업신고를 했다”며 “여기 폐업 신고한 분들도 꽤 있을 것이다. 말로만 어렵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상황이 안 좋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가 근로자들 위해 올린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오히려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뺏고 있는 격”이라며 “연쇄적으로 원재료 값부터 임대료, 인건비까지 다 오르니 어쩔 수 없이 함께 일하던 직원을 내보낼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마침 영업주들의 손에 든 ‘최저임금 인상으로 우리 이모 울며 내보냈다’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지회는 이번 불복종 캠페인을 시작으로 대구 지역 내 주요 길목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불복종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펼친다.

특히 한국외식업중앙회는 8월 한 달 동안을 집중 투쟁기간으로 정하고 지역별로 불복종 운동을 벌인다. 이와함께 지회별로 상경해 국회 등지에서 시위를 벌이며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알릴 작정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지회 관계자는 “대구는 음식값이 서울의 80% 정도인데 최저임금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경기가 안좋으니 음식값도 함부로 올릴 수 없어 자영업자들은 더 힘들다”며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주기적으로 캠페인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하은기자 haohong73@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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