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수대·탕비실 없는 청사 컵 설거지는 대체 어디서”
“개수대·탕비실 없는 청사 컵 설거지는 대체 어디서”
  • 김종현
  • 승인 2018.08.0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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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일회용 컵 제한에
대구시 등 ‘머그컵’ 교체
층마다 세척 공간 태부족
위생 관리·대책 마련 ‘비상’
환경부 지침으로 공공기관의 일회용 컵 사용이 제한되면서 머그컵을 세척할 공간이 없는 대구시가 머그컵 위생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부터 각 지자체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커피전문점 등 매장 내 1회용컵 사용시 과태료를 부과에 나선다. 행정기관은 이법에 적용을 받지는 않지만 지난 6월 15일부터 환경부의 공공기관 1회용품 줄이기 실천지침에 따라 민원인에게 제공하던 1회용 컵을 머그컵으로 바꾸고 있다.

청사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지자체는 각 과별로 개수대가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지만 1994년 지어진 대구시 청사는 2층 부속실 등을 제외하고는 컵을 씻을 공간이 없어 지난달부터 화장실에서 컵을 세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시는 3층부터 10층까지 엘리베이터 옆 복도나 화장실 앞에 개수대를 설치하는 안을 내놓고 6일까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화장실 앞보다 엘리베이트 옆 복도를 선호하는 의견이 많아 의견수렴이 끝나는 대로 7일쯤 8층과 9층에 개수대를 시범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원들이 복도에서 컵을 씻는 모습을 가리기 위해 칸막이 설치도 검토중인데 수도배관과 온수기 설치 등 한 군데 설치에 300만 원 정도가 들어 본청과 별관까지 설치할 경우 3천만 원 상당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민원부서는 하루 50명, 비민원부서도 30명 정도의 손님이 찾아온다고 볼 때 그 많은 컵을 누가 씻을 지도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자기 손님컵은 자기가 씻는다고 말하지만 일부 팀장·과장들이 직접 복도에서 세척을 하지 않을 경우 과의 서무나 특정인이 도맡는 사태가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남녀차별이 없어진 지금 남자 직원도 당연히 세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좁은 시청사에 개수대까지 복도를 가로막고 남녀 직원이 설거지를 하는 모습이 영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대구시청 뿐만 아니라 대구시 남구청 등 건립된 지 오래된 공공기관은 각 층별로 개수대와 탕비실이 없어 화장실에서 머그컵을 세척하고 있지만 개수대 설치할 공간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는 등 일회용 컵 사용금지가 공공기관에 예기치 못한 신풍속도를 낳을 전망이다.

김종현·장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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