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글 아닌 목소리 담은 ‘유튜브 정치’
김병준, 글 아닌 목소리 담은 ‘유튜브 정치’
  • 윤정
  • 승인 2018.08.0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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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공식 채널 ‘오른소리’ 출연
잔디밭 벤치서 소통 행보
당직자 인선 배경 등 설명
“주 1, 2회 현안 등 밝힐 것”
홍준표 ‘페북정치’와 차별화
김병준 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비대위서 발언하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 정치를 즐겨했다. 때론 상대방의 아킬레스건을 교묘하게 찌르는 ‘촌철살인’의 경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상대방이나 정적을 양아치, 암 덩어리, 바퀴벌레 등으로 거친 표현을 마다하지 않아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이런 거친 표현들은 고스란히 한국당의 지지율과 연계 돼 보수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홍준표의 입이 보수지지 하락의 원인이라고 비판하고 민주당 등 현 여권과 진보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오히려 ‘홍준표가 있어야 우리가 산다’며 은근히 홍 전 대표를 지지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정치인은 ‘입’과 ‘글’로 정치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홍 전 대표를 포함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치인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와 사회 이슈에 대해 자기의 견해를 표현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페이스북을 즐겨한다. 특히, 대북관계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페이스북 한마디가 우리나라에서는 큰 뉴스거리가 되곤 한다.

최근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의 ‘유튜브’를 통한 정치소통이 화제다. 과거 홍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적 목소리를 냈다면 김 위원장은 육성으로 소통하는 ‘유튜브 정치’로 차별화한 모양새다.

지난 3일 김 위원장은 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김병준 메모’라는 제목으로 두 차례 공개 출연했다.김 위원장은 공식 석상에서 보여온 넥타이까지 갖춘 정장 차림이 아닌 캐주얼한 셔츠에 소매를 걷어붙인 채 영상에 등장했다.

두 건의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국회 잔디밭 벤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혁신비대위 구성의 기준과 방향, 주요 당직자 인선 배경 등을 설명했다. 확실히 홍 전 대표와 다른 방식의 소통 행보다.

김 위원장은 “인적청산이 쉽지 않다. 청산 기준과 잣대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 비대위는 공천권이 없다. 당의 철학과 비전에 맞지 않으면 당을 같이 할 수 없다”라는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또, 주요당직자 인선이 ‘복당파 위주’라는 당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제 생각을 얼마나 이해하고 실무적으로 저를 얼마나 받쳐줄 수 있는지 생각했다”며 “없어질 계파에 대해서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마시라. 앞으로 계파논쟁과 계파정치는 없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아무래도 요즘은 페이스북보다 유튜브를 많이 이용하는 추세”라며 “김 위원장이 앞으로 주 1∼2회씩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당 혁신과 현안에 관한 생각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뉴미디어 시대에 살고 있고 이제 정당정치도 뉴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해야만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정의당에서도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 유튜브를 통해 지지자들은 물론, 국민들과 소통의 창구 역할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비록 한국당이 ‘꼰대정당’, ‘웰빙정당’으로 낙인이 찍혔지만 김병준 위원장의 ‘유튜브’를 통한 정치행보는 한국당이 국민들로부터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노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50석 건지기도 힘들다던 제17대 총선에서 121석이라는 기적을 쓴 것은 아직도 기회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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