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2팀 진검 승부
안전요원·피서객·지역민 ‘한자리’
그룹사운드 ‘부사’ 공연 분위기 달궈
함께 온 어머니 위한 무대 ‘가슴 뭉클’
지난 4일 대구신문과 경주시 주최로 경주시 감포읍 나정고운모래해변에서 진행된 ‘제11회 경주관광해변가요제’가 1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가요제 예선에는 120개 팀이 참가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며, 예선을 뚫고 올라간 12명의 본선 진출자 역시 수준급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해수욕도 즐기고, 가요제 노래도 듣고
오후 3~5시 경주관광해변가요제 무대에서는 치열한 예선이 진행됐다. 해수욕장의 안전을 지키는 인명구조원부터 수영복 차림의 피서객, 지역 어르신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의 노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편 무대 바로 옆 해수욕장에는 폭염 속 물놀이를 즐기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피서객 김윤정(여·49·울산 북구 화봉동)씨는 “시댁 어르신들과 해수욕 을 하러 왔는데 바로 옆에서 흥겨운 노래가 계속 이어져 기분이 더 좋고 신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룹사운드 ‘부사’의 열정적인 공연 분위기 달궈
오후 7시께 본격적인 가요제 시작 전 그룹사운드 ‘부사’의 사전 공연이 시작되자 빈 자리가 많던 관객석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룹사운드 ‘부사’는 주 관객층인 어르신들의 취향에 맞춰 ‘오라버니’, ‘안동역에서’, ‘바다에 누워’ 등의 노래를 열창하며 흥을 돋궜다. 부사의 여성보컬 최보원(55·대구 달서구 송현동)씨는 “처음에는 쭈뼛쭈뼛하던 관객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호응해 줘 더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며 “내년에도 이런 가요제가 열린다면 다시 찾아 공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담 없이 참가했다 본선 오르니 너무 떨려
본선에 진출한 12명의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단순히 즐기기 위해 참가했는데 본선 무대에 오르게 돼 너무 떨린다는 반응이었다.
4번 참가자 정원욱(35·경북 경산 진량)씨는 “친목 모임에서 놀러와 재미삼아 예선에 참가했는데 본선에 올라 깜짝 놀랐다”며 “무대에 올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처음이다. 모임원들의 응원을 받아 실수 없이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7번 참가자 이명향(여·57·대구 달서구 본동)씨도 “오늘 생일인데 이렇게 큰 무대에 오르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며 “함께 오신 어머니께 이 무대를 바치고 싶다. 비록 귀가 들리시지는 않지만 마음으로 내 노래를 느끼실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낙영 경주시장의 깜짝 무대 펼쳐져
제11회 경주관광해변가요제를 축하해 주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주낙영 경주시장이 사회자의 즉석 제안으로 무대에 올라 애창곡을 선보였다. ‘해변으로 가요’를 선곡한 주 시장은 노래를 따라 불러주는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치고 내려왔다. 주 시장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무대에 오르게 돼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원한다면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행히 장소·상황에 맞는 곡을 선택해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내년에도 무대에 오르게 된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안영준·장성환·석지윤기자
사진=전영호기자
“어렸을 때 국악 배워…생애 첫 가요제 대상 감격”
‘쑥대머리’ 부른 대상 이화진씨
이씨는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지난 3일이 생일이었는데 생일 선물을 받은 것 같아 더욱 기쁘다. 생일날 남편이 사준 갈비찜을 먹고 힘이 나서 오늘(4일)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가요제는 이씨가 처음 참가한 노래 경연대회다. 평소 노래에 소질을 보인 이씨에게 지인 여럿이 대회 참가를 권유했지만 이씨는 방송 출연 등을 꺼려 모두 거절했다.
이씨는 “어렸을 때 잠깐 국악을 배웠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쑥대머리’”라며 “한국인이라면 모두 좋아할 만한 장르의 곡이라고 생각해 가요제에 참가할 기회가 생긴다면 꼭 ‘쑥대머리’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참가한 가요제에서 대상까지 받게 돼 큰 자신감을 얻었다”며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여러 가요제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