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랑’ 쓸쓸하게 퇴장하나…88만명 관람
‘인랑’ 쓸쓸하게 퇴장하나…88만명 관람
  • 승인 2018.08.0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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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분기점 600만명
“관객 눈높이 못 맞춰…”
올여름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혔던 영화 ‘인랑’이 개봉 2주도 못 돼 박스오피스 퇴장을 앞뒀다.

지난달 25일 개봉 이래 이 영화를 본 관객은 약 88만 명. 총 제작비 230억 원이 들어간 ‘인랑’의 애초 손익분기점은 600만 명이다. 넷플릭스에 판권이 팔려 손익분기점은 그보다 낮아졌지만, 현 추세라면 극장 관객만으로는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하다.

‘인랑’은 ‘장르의 마술사’라 불리는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다. 2년 전 750만 명을 동원한 ‘밀정’(2016)을 비롯해 ‘악마를 보았다’(201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달콤한 인생’(2005) 등 어떤 장르든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관객과 호흡해왔던 감독이기에 예상치 못한 빠른 퇴장은 아쉬움을 남긴다.

‘인랑’은 사실 제작단계서부터 우려와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원작 자체가 무겁고 암울한 세계관과 색채를 지닌 탓이다. 대중적이기보다 마니아층이 열광한 작품이었다. 그래도 ‘믿고 보는’ 김지운 감독이기에 이번에도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거라는 기대가 컸다. 강동원·한효주·정우성 등 인기배우들이 가세한 점도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인랑’은 이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강화복이나 지하 수로 등 원작에 충실한 비주얼은 돋보였으나, 스토리 전개에 허술함을 노출했다.

SF와 멜로, 액션, 누아르 등 다양한 장르를 섞은 시도는 참신했지만, 영화를 불필요하게 복잡하게 만들고 이도 저도 아닌 작품으로 보이게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인간병기 임중경(강동원)의 심리적 변화를 이끄는 동기로 이윤희(한효주)와 멜로를 강조했으나, 세심하게 그리지는 못했다. ‘멜로가 뜬금없다’는 반응이 나온 이유다.

한 영화계 인사는 “김지운 감독 영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물론 혹평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의 원작자 오시이 마모루 감독은 “영화 속 세계관, 각 인물의 이야기가 리얼했고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었다”고 호평했다.

관객들 사이에선 “일본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작품 중 최고”라는 평도 나왔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흥미진진한 부분도 많았지만, 대중영화치고는 플롯이 다소 복잡해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기가 쉽지 않은 편”이라며 “테러단체인 섹트, 특기대, 공안부, 인랑까지 얽혀 사건의 계기가 많은 데다, 그 선들을 쉽게 구분하기가 여의치 않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빨간 망토 동화와 영화 이야기가 따로 노는 감이 있다”며 “그 결과 영화 제목인 ‘인랑’이 임팩트 있게 다가오지 않았다”고 평했다.

영화 외적으로는 대진운도 좋지 않았다. ‘인랑’은 ‘미션 임파서블:폴아웃’과 같은 날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제대로 겨뤄보지도 못하고 참패했다. 이를 만회할 새도 없이 일주일 뒤에는 ‘신과함께-인과연’에 압도당하며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온라인상에서 작품과 무관하게 주연 배우 개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이 난무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일부 네티즌은 영화를 보지도 않고 악담을 쏟아냈다.

영화계 관계자는 “외적 요인도 있지만, 흥행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 그 자체”라며 “영화가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점이 주된 실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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